올여름은 기상청이 폭염특보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한 뒤 처음 맞는 여름이다.
기상청은 지난 6월부터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단 하루만 예보돼도 폭염중대경보를 발표하도록 특보 체계를 개편했다. 부모님이나 홀로 사는 어르신, 야외에서 일하는 가족이 있다면 오늘부터 챙겨야 할 행동이 달라졌다.
◆ 부모님·독거노인 안부, 하루 2번으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혼자 사는 부모님이나 친척 어르신의 안부다. 보건복지부는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안부 확인을 하루 2회로 강화하기로 했다.
지자체 생활지원사·이웃이 방문·전화로 확인하는 체계지만, 가족이 직접 전화 한 통을 거는 것이 가장 빠르다.
특히 냉방기기가 있어도 전기료 부담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어르신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괜찮으시냐’고 묻는 것보다 “에어컨 켜고 계세요?”처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다.
어지럼증·두통·근육경련·의식 저하는 온열질환의 전형적인 초기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헐렁하게 풀어준 뒤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해야 한다. 의식이 없거나 증상이 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 무더위쉼터, 미리 위치 알아두기
전국 지자체는 경로당·복지관·주민센터 등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의 경우 경로당 163개소, 종합복지관 3개소, 노인복지관 7개소 등 총 173개소를 무더위쉼터로 운영하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폭염 안전숙소를 별도 운영하는 지자체도 있다. 정확한 쉼터 위치는 거주지 주민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재정 지원도 늘렸다. 보건복지부는 7~8월 폭염 기간 전국 경로당에 월 16만5000원의 냉방비를, 사회복지시설에는 기관 유형·규모별로 월 10만~50만원을 지원한다.
부모님이 다니는 경로당이나 복지관에 냉방이 제대로 되는지 한 번쯀 여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야외에서 일하는 가족이 있다면
건설현장·농장 등에서 일하는 가족이 있다면 새로 시행되는 휴식 의무화 규정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작업장소에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의무적으로 보장하도록 하는 규정을 7월17일부터 시행한다. 사업주가 이를 지키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시행일 이전에도 폭염 위험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법 시행을 기다리기보다 오늘부터 스스로 휴식 시간을 챙기는 것이 안전하다.
야외활동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밝은색 옷과 양산·모자를 챙기고, 물을 자주 나눠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인이 든 음료나 주류는 체내 수분 배출을 촉진해 오히려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 온열질환, 남의 일이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매년 5월15일부터 9월30일까지 전국 516개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해 온열질환자·추정 사망자 현황을 매일 오후 4시 집계해 공개한다.
올해는 감시체계 운영 첫날인 5월15일 서울에서 80대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숨져 역대 가장 이른 첫 사망자가 나왔고, 6월22일까지 누적 환자는 349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5명)보다 31.7% 많았다.
특히 6월 말∼7월 초 사이 누적 환자가 374명에서 963명으로 157.5%(약 2.6배) 급증하는 등 초여름 위험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온열질환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생하며, 낮 시간 실외 작업이나 폭염 속 무리한 야외활동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폭염을 더 이상 ‘여름철 불편’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재난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도가 아무리 강화돼도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가족과 이웃의 관심이다. 무더위쉼터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고, 오늘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