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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DNA 조립했더니 스스로 증식…인공 세포 첫 구현

미국 연구진, ‘스퍼드셀’ 연구 결과 발표
화학성분 조립해 ‘완전한 세포주기’ 구현
치료제·식품·기후대응 등 잠재력 평가

효소와 DNA, 지질막 등 무생물 화학 성분을 하나씩 조립해 스스로 성장하고 분열하는 인공 세포 시스템이 처음으로 구현됐다. 

 

기존 생명체를 단순히 변형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조립한 세포가 생명 주기를 재현하면서 의약품과 신소재 생산 등 미래 바이오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과학자들이 먹고 자라고 번식하며 먹이 경쟁을 벌이는 등 생명활동을 하는 세포를 합성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 사진은 인공 세포 시스템 '스퍼드셀'. 바이오틱 캡처
미국의 과학자들이 먹고 자라고 번식하며 먹이 경쟁을 벌이는 등 생명활동을 하는 세포를 합성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 사진은 인공 세포 시스템 '스퍼드셀'. 바이오틱 캡처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진은 1일(현지시간) 인공 세포 시스템 ‘스퍼드셀’(SpudCell)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비영리 오픈소스 연구기구 바이오틱(BioTIC)을 통해 공개됐으며, 아직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스퍼드셀은 36개의 정제된 효소와 7개의 별도 디옥시리보핵산(DNA) 플라스미드에 나눠 담긴 9만 염기쌍의 게놈(유전체), 이를 둘러싼 지질막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기존 생명체의 세포를 깎아내 만든 이전의 최소 세포(minimal cell) 연구 방식과 달리, 개별적인 무생물 화학 성분을 처음부터 조립하는 접근 방식을 택했다.

 

스퍼드셀은 스스로 자라고, 유전자를 복제하며, 세대를 거쳐 분열하는 한편, 자연선택과 경쟁을 거치는 세포 주기를 완전하게 구현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미 살아있는 생명체를 축소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조립해 만든 시스템에서 살아 있는 세포의 전체 주기가 작동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론상 스퍼드셀을 맞춤 제작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완전히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먼 미래에 새로운 치료제, 신소재, 식품, 탄소 제거 기술의 근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퍼드셀은 의약품부터 플라스틱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에 필요한 친환경 소재를 제조하는 ‘미세 생물 공장’ 역할을 해 산업 생산에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 엔지니어링 기반 미생물은 이미 인슐린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 같은 제품의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스퍼드셀 프로젝트 책임자인 케이트 아다말라 박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는 지구를 해치지 않는 방식, 그리고 실제로 재생 가능한 방식으로 물건을 제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다말라 박사는 “지구에는 원자가 충분하며, 우리는 단지 그 원자들을 더 지속 가능하고 분산된 방식으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을 뿐”이라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스퍼드셀에 필요한 개선점으로는 외부 먹이원 의존도 축소, 증식 메커니즘 정교화, 자체적인 단백질 합성 기구 제조 역량 구축 등을 꼽았다.

 

스퍼드셀 특허는 미네소타대가 소유하고 있으며, 필수 인공 세포 인프라의 협력적 구축을 추진하는 바이오틱에 독점 라이선스가 부여됐다.

 

미네소타대는 거대 기업이 특허를 독점해 돈벌이로 쓰는 행태를 막고 전 세계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해 인류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결과를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생명을 창조했다’기보다 생명의 작동 원리를 처음부터 조립해 구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이번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인공 세포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자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악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과 함께 생물안전과 윤리 기준, 공학적 안전장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