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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매역 [詩의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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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

강매역은 아득했다

봄과 가을 사이에 있었다

새들과 맨드라미가 와서 자주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할 일도 없고 한 일도 없이 배가 고파지면

나는 강매역 개찰구에 서 있는 사람이 궁금해져서

아득히 논밭 사이를 건너 강매역에 가서 표를 끊었다

백마나 송추쯤에 내려서

다시 강매역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기다렸다

강매역은 아득했다

새들과 맨드라미와 내가 자주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런 일도 생겨나지 않았고

아무도 오지 않았다

 

-잡지 ‘녹색평론’(2025년 가을호, 통권 191호) 수록

 

류근

△1966년 문경 출생.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시집 ‘상처적 체질’, ‘어떻게든 이별’ 등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