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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조 관세 부과’ 앞두고… 美 하원 “韓, 美 기업 차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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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쿠팡發 통상갈등’ 현실화

절반 이상을 쿠팡 문제 다뤄
정부 차원 전면적 공세 규정
美 업체·생산자에 피해 보고
쿠팡 일방적 주장 담아 논란
국정원 “보고서, 사실과 달라”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 연방 의회의 잠정 보고서가 나왔다. 2월 의회 증인 조사의 후속 성격으로,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차별을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상당 부분을 쿠팡 문제에 할애했다.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새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가운데, 쿠팡 문제가 한·미 통상 갈등의 주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 의회 의사당. AF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 의회 의사당. AFP연합뉴스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이 붙은 35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위원회가 확보한 증언과 문서를 토대로 “한국은 수십년간 미국인 소유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왔으나 차별적 대우는 최근 몇 년 새 상당히 심해졌다”며 “이런 관행에는 강압적인 조사 전술,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 요건, 그리고 미국 기업을 처벌하고 한국 기업과의 효과적 경쟁을 어렵게 하는 막대한 벌금과 과징금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 기업에 공격적”이라며 불충분한 증거에 기반해 조사가 개시되고 이른 아침에 압수수색이 시작되는 등 절차적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미국 기업들의 불만을 일방적으로 전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자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경쟁하지 못하도록 디지털 관련 법률과 규제를 무기화했다는 주장도 했다. 한국이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을 모델로 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대우는 미국과 최근 체결한 무역합의에 대한 직접적 위반”이라고 평가했다. ‘지나치게 제한적인 앱스토어 규제’, ‘과도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규제’ 등을 그 예로 적시했다.

美 법사위 보고서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표지. 미 연방 하원 홈페이지 캡처
美 법사위 보고서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표지. 미 연방 하원 홈페이지 캡처

보고서는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에서 쿠팡 문제를 다뤘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의 데이터 시스템 무단 접근’으로 규정하면서 “한국이 (이 사건 이후) ‘정부 차원의 전면적 공세’로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규제기관들은 지속적으로 쿠팡을 표적으로 삼아 적대적인 규제 조치, 불공정한 법 집행, 한국 경쟁사들은 받지 않는 과도한 제재를 가해왔다”며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반복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했고, 쿠팡의 영업 정지를 요구했으며, 쿠팡을 범죄 조직으로 묘사했다”고 언급했다.

 

쿠팡이 해킹 피의자의 노트북을 중국에서 회수한 과정에 대해서도 ‘국가정보원이 주도한 작전’이라며 국정원의 지시였다는 쿠팡 측 주장을 담았다. 쿠팡이 국정원에서 받았다는 협조 공문도 영문 번역본으로 첨부됐다. 또한 한국 대통령실 고위 인사가 쿠팡에 해킹 피의자의 전자기기 회수와 인계를 위해 국정원과 긴밀히 협조할 것을 지시했으며 중국 상하이에서 전자기기가 확보된 것을 알리자 해당 고위 인사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하고는 다음날인 2025년 12월 16일 보고가 됐음을 확인해줬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 정부 최고위층에서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쿠팡이 움직인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쿠팡이 한국에서 표적이 되면서 시가총액이 40% 이상 떨어져 미국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쿠팡을 통해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업체와 생산자들에게도 피해를 줬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서울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기하는 배송 트럭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기하는 배송 트럭 모습. 연합뉴스

법사위는 추가 조사를 거쳐 최종보고서를 발간하게 된다. 핵심 내용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로 활용될 소지가 크다. 앞서 쿠팡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규제가 불공정하다며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요구했다 철회한 바 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사하고, 필요하면 보복 조치까지 검토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국정원은 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에 담긴 “국정원 관련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떤 지시, 명령이나 강요한 사실이 없음을 밝힌다”며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정보 수집 및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 (법률에 근거해) 쿠팡 측과 업무협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쿠팡 측의 일방적 허위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