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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남편)가 엄마를 수천 번 때렸다”…장모 캐리어 유기 사건 딸의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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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안 했다고, 밥 흘렸다고 폭행”… 홈캠 감시와 경제적 통제 속 이뤄진 잔혹한 범행 전말
경찰이 확보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화면. 범행 직후로 추정되는 시각, 오토바이에 캐리어를 싣고 이동하는 인물의 모습이 담겨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경찰이 확보한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화면. 범행 직후로 추정되는 시각, 오토바이에 캐리어를 싣고 이동하는 인물의 모습이 담겨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존속살해·시체유기)로 기소된 조재복(26)의 재판에서 “남자(남편)가 엄마를 수천 번 때렸다”는 딸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피해자의 딸이자 피고인의 아내인 최모(26) 씨는 혼인신고 이후 시작된 폭행과 감시, 경제적 통제는 물론 범행 당일 장시간 폭행으로 어머니가 숨지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2일 대구지법 형사13부(채희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증인신문 내내 남편인 조재복을 ‘남자’라고 지칭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사생활과 피해 사실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해 오전 10시 15분쯤부터 증인신문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혼인신고 뒤부터 폭력·욕설… 도망가지 못하게 홈캠으로 감시”

 

최씨의 법정 진술에 따르면 조재복의 가혹행위는 결혼 직후부터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혼인신고를 한 뒤부터 (조재복이) 폭력을 행사하고 욕설하기 시작했다”며 “경산에서 살 때는 저만 때리고 엄마를 때리지는 않았는데 대구로 이사한 뒤부터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폭행의 이유 역시 지극히 일상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씨는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거나 밥을 흘렸다는 이유 등 일상적인 문제로 폭행했고 돈을 구해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도망가지 못하게 집에 설치된 홈캠으로 감시했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증언했다.

 

장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조재복이 지난 4월 2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형사들에 이끌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조재복이 지난 4월 2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형사들에 이끌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화장실로 끌고 가 폭행… 평소보다 훨씬 오래, 심하게 수천 번 때려”

 

범행이 발생한 지난 3월 17일에도 장시간에 걸친 참혹한 폭행이 이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남자가 엄마를 때려 엄마가 혼자 걷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졌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엄마를 화장실로 끌고 가 폭행했고 이후 엄마의 의식이 흐려졌다”고 말했다.

 

이후 즉각적인 구조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엄마가 숨을 쉬는지 확인했을 정도로 걱정됐지만 (조재복이) 병원에 가면 누가 때렸는지 물어볼까 봐 신고하지 않았다”며 “평소보다 훨씬 오래, 심하게 수천 번 때렸다”고 주장했다. 재판장이 “성인 남성이 상대방을 강하게 때리는 정도로 수천 번 폭행했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최씨는 “그렇다. 정말 세게 때렸다”고 대답했다. 최씨는 최후 진술에서 “남자가 무기징역 받았으면 좋겠고, 빨리 이혼하고 싶다”며 엄벌을 탄원했다.

 

◆ 검찰 “경제적 이유 연관된 범행 동기” vs 피고인 “허락받고 사용한 것”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피해자의 부검 감정 결과와 피고인이 피해자와 아내 명의 계좌를 사용한 정황, 대출 및 휴대전화 개통 내용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장모에게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오라고 강요했다”며 “범행 동기가 경제적 이유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혹행위의 배경에 금전적 갈등이 얽혀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조재복은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조재복은 “장모님과 아내의 통장을 허락받고 사용했다”며 “장모님 명의 휴대전화도 사용하라고 해 개통한 것이고 비용도 내가 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재복은 지난 3월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장모 A씨(사망 당시 54세)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아내와 장모를 상대로 폭행과 감시, 경제적 통제를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특수중감금치상 등)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