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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환 이어지는 배재고에 학생들 복잡한 심경…“야구부 응원, 정치에 이용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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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비판 받아들이지만 허위사실도 있어”
정문 앞에는 밤새 온 응원 화환 6개

“야구부 응원 구호는 마땅히 지탄받을 일이지만 정치와 얽히기는 싫습니다.”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가 6개월 출전 정지와 학생 2명의 생활교육위원회 회부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계속되면서, 배재고 학생들이 이번 사태가 정치적 소재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3일 오전 7시 30분쯤 응원 화환 옆 등굣길을 지나는 배재고 학생들. 허은선 인턴기자
3일 오전 7시 30분쯤 응원 화환 옆 등굣길을 지나는 배재고 학생들. 허은선 인턴기자

 

3일 오전 6시 45분부터 8시 30분까지, 거센 비가 내린 배재고 정문 앞에는 시험기간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유인물을 들고 공부하며 걸어오고 있던 배재고 3학년 학생은 학교에 근조 화환이 온 것에 대해 “그냥 정치에 이 일이 안 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구부 응원 구호에 대해서는 “그건 마땅히 지탄받아야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2학년 학생도 “건전한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일반 학생들한테까지 역사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같은 허위사실을 확정 지어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근조 화환이 온 것에 대해서는 “중학생들까지 이용하는 등굣길에서 정치적으로 (이 사건을) 이용하려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정문을 이용하는 배재중 학생들은 야구부의 응원 구호에 대해 “잘못된 행동”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6개월 출전 정지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근조 화환 온 거는 받아들여야 한다”, “자업자득” 등의 서로 다른 생각을 나타냈다.

 

이번 논란으로 학교가 과도한 관심을 받는 상황에 불편함을 표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제가 학생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학생들은 억울한 부분도 있다”며 “다음 주까지 시험기간이라 학생들이 민감한 상태고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니 시험 끝나고 와달라”고 말했다.

 

배재고 정문 옆에 놓인 화환과 등교하는 배재중·고교 학생들. 화환 옆에 펜스에 부착된 응원문구. 허은선 인턴기자
배재고 정문 옆에 놓인 화환과 등교하는 배재중·고교 학생들. 화환 옆에 펜스에 부착된 응원문구. 허은선 인턴기자

학교 앞에는 근조 화환이 사라지고 응원 화환 6개가 정문 옆 비석이 세워진 단 위에 설치된 상태였다. 전날 관할 구청인 강동구청이 근조 화환을 수거한 이후 밤부터 새벽 사이 온 화환으로 파악됐다. 화환에는 ‘어른들이 끝까지 지켜줄게’, ‘국민들 입을 막지마라’는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배재고 행정실 관계자는 해당 화환에 대해 “일과 시간 후 허가 없이 두고 간 것”이라며 “누가 보내는지도 확인할 새 없이 기습적으로 세워두고 바로 가신다”고 말했다.

 

배재고 앞에 놓인 화환을 바라보던 이모씨(76·여)는 “(학생들이) 경솔한 면도 있었는데 잠깐 생각을 잘못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깨우쳐 주면 되는데 학생들을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는 것 같아 안쓰럽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시민은 응원 화환을 보고 “아이씨”라고 말하며 허공에서 우산을 휘두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