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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공략 속도내는 한·일… 메르코수르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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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서반구 전략이 본격화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중남미 통상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이 남미 최대 경제권인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와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에 공식 착수한 가운데, 한국도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한·메르코수르 FTA 재개를 추진하며 공급망과 수출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회의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회의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시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미·중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중남미는 핵심 광물과 에너지, 식량 공급망이 집결한 거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한국과 일본도 배터리·전기차·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수출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중남미와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일본이 남미 공략에서 한국보다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 1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일본과의 EP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양측은 농산물과 공산품 시장 접근 확대, 상호 투자 촉진, 공급망 연계 강화를 협상의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일본은 메르코수르의 10대 교역국 중 하나로, 지난해 일본과 메르코수르의 교역 규모는 137억 달러(약 21조 원)를 기록했다. 일본은 브라질의 원유와 희토류, 아르헨티나의 리튬 등 핵심 자원 공급망 확보와 자동차 수출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로 구성된 남미 최대 경제권이다. 인구는 약 2억7000만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은 약 2조9000억 달러 규모다. 볼리비아가 비준서를 기탁하며 가입 절차 이행에 들어가면서 경제권 규모와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메르코수르는 EU와의 FTA 비준 절차를 추진하는 데 이어 일본과도 EPA 협상에 착수했다. UAE·캐나다·베트남·인도와도 통상 협력을 확대하면서 역외 경제권과의 연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남미 시장과 핵심 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왼쪽)이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파라과이에서 열린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순회의장직을 야만두 오르시 우루과이 대통령에게 넘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왼쪽)이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파라과이에서 열린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순회의장직을 야만두 오르시 우루과이 대통령에게 넘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도 중남미와의 통상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에서 방한 중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과테말라 외교장관과 조찬 면담을 하고 양국 현안과 지역 정세를 논의했다. 양 장관은 과테말라의 한·중미 FTA 가입의정서가 조속히 발효될 수 있도록 기존 가입국인 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파나마 등 중미 5개국의 국내 절차 진행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과테말라는 지난해 11월 가입의정서 발효를 위한 국내 절차를 모두 마쳤다.

 

과테말라 가입이 마무리되면 한·중미 FTA 적용 범위는 기존 중미 5개국에서 과테말라까지 확대된다. 과테말라는 중미에서 가장 큰 한인 사회가 형성된 국가로, 섬유·의류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다.

 

남미와의 통상 협력도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브라질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약 5년간 중단됐던 한·메르코수르 FTA 협상 재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등 우리 주력 수출품의 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검역 문제는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외교가에서는 일본보다 협상 속도가 늦어질 경우 공급망과 수출시장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