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사진 명소로 유명했던 파란대문 집에서 장미 가지를 무단으로 잘라간 60대 남녀 검찰에 송치될 전망이다.
이들은 당초 경찰 조사에서 “가지치기를 해주려고 그랬다”고 주장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 경찰, 60대 남녀 소환 조사…송치 방침
수원팔달경찰서는 절도 혐의를 받는 A씨 등 60대 남녀 2명을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보강 조사 등을 진행한 뒤 조만간 A씨 등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자정쯤 행궁동 ‘파란대문장미’를 찾아 장미 가지 10개가량을 잘라 간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집에는 장미철이 지나 만개했던 꽃이 일부 지고 주인이 정리 작업을 한 뒤였다. 절도 사실을 확인한 주인이 고소장을 내자 경찰은 현장과 폐쇄회로(CC)TV 확인을 통해 A씨 등을 특정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이곳이 곧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가져간 것”이라며 “집에서 잘 키워보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인한 CCTV에는 A씨 등이 장미 가지를 자른 뒤 쇼핑백에 넣어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고, 검거 당시 이들의 집 앞에는 잘라간 가지 일부가 삽목된 상태였다.
◆ ‘젊은 부부’ 오인…실제는 60대
사건 초기 온라인에서는 ‘20대 젊은 커플’, ‘젊은 부부’가 범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주인이 신고 당시 “젊은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라고 진술한 데서 비롯됐으나, 경찰의 현장 조사와 CCTV 분석 결과 실제 피의자는 60대 남녀로 확인됐다.
또 자신이 가져갔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익명의 사과 글도 나돌았는데 사실과 다른 허위글로 판명됐다.
앞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누리꾼은 주인의 SNS 댓글에 “꽃도 다 졌고 가지치기도 필요한 상태여서 창피해서 밤중에 가지를 잘라 와 삽목했다”며 “제 선의가 주인에게 큰 심려를 끼쳤다”는 글을 남겼다.
◆ 명소의 상처…“복원 어렵다”
‘파란대문장미’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장미철마다 수많은 주민과 관광객이 찾아 사진을 찍는 지역 명소로,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곳이다.
주인은 사건 발생 후 자신의 SNS에 “이번에 장미를 너무 많이 잘라가셔서 예전 상태로 복원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CCTV 확인 결과 밤 12시가 넘은 시간 두 분을 확인했고 경찰 신고까지 모두 마쳤다”고 적었다.
소유주는 과거에도 무단 절단 피해가 반복됐다며 “예전에는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그냥 넘어가 드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절대 선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해자 측은 A씨 등에 대한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개인이 사적 공간을 이웃과 관광객에게 기꺼이 내어준 미담이 훼손된 건으로, 잘려 나간 줄기에서 새순이 다시 돋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