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프라이스(Off-price)’ 유통이 뷰티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의류와 생활용품 중심이던 오프 프라이스 매장이 화장품까지 취급 품목을 넓히면서 오프라인 뷰티 유통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CJ올리브영이 주도하는 H&B(헬스앤뷰티) 시장에 무신사 뷰티가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선 데 이어, 초저가 창고형 뷰티 아울렛인 오프뷰티도 빠르게 점포를 늘리며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가성비 뷰티숍으로 입소문…‘오프뷰티’
“1만9000원짜리 토너가 3000원?”
3일 오후 찾은 서울 성수동 오프뷰티 성수점.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할인 가격표였다. 정가 1만9000원가량의 토너는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유명 브랜드 마스크팩과 스킨케어 제품도 정가의 절반 이하 가격에 진열돼 있었다. 매장 곳곳에는 ‘50% 할인’, ‘70% 할인’ 안내 문구가 붙어 있어 일반 화장품 매장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격 경쟁력의 비결에 대해 오프뷰티 관계자는 “기업으로부터 상품을 직접 매입해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고, 과잉 생산된 재고를 대량 확보해 할인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을 앞세운 오프뷰티는 출범 1년 만에 전국 45개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최초 창고형 뷰티 아울렛으로 성장했다.
대명화학 계열사인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5월 서울 광장시장에 1호점을 연 이후 빠르게 점포를 확대했으며 연내 80개 매장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9월에는 몽골에 첫 해외 매장을 시작으로 향후 점포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모기업인 대명화학은 패션·뷰티·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마뗑킴과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세터 등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패션 분야에서 구축한 유통 역량을 뷰티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성수 매장에서는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AHC 마스크팩은 정가 1만5000원에서 53% 할인된 7000원, 폴메디슨 티트리 마스크(10개입)는 기존 4만원에서 88% 할인된 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설화수와 조선미녀, 3CE, 파파레시피 등 국내 대표 K뷰티 브랜드는 물론 유명 외 명품 화장품도 진열돼 있었다.
오프뷰티의 성장세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견인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K뷰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인이 주로 이용하는 한국 여행 정보 사이트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K뷰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 초저가부터 편집숍까지…뷰티 유통 경쟁 확대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오프 프라이스 모델이 뷰티 유통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H&B 시장은 CJ올리브영이 주도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은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은 5조8538억원, 영업이익은 7328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미국 시장 직접 진출과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균일가를 앞세운 다이소도 뷰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000~5000원 가격대의 초저가 화장품을 앞세워 VT, 입큰, 본셉, 손앤박 등 브랜드와 협업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다이소는 화장품 유통 채널의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오프라인 투자 경쟁도 치열하다. 무신사 뷰티는 올해 1월부터 이달 24일까지 글로벌 스토어 내 뷰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0% 증가했으며, 입점 브랜드는 2000여 개로 확대됐다. 오는 9월 홍대, 11월 성수에 각각 약 400평 규모의 대형 뷰티 전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여기에 오프뷰티는 최대 90% 할인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창고형 뷰티 아울렛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가성비 K뷰티 쇼핑’ 수요를 흡수하며 기존 H&B 매장과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화장품 오프라인 시장은 신제품 체험과 큐레이션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고물가로 가격 경쟁력을 중시하는 소비가 늘면서 오프 프라이스 모델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