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과 입법 속도전에 맞서 ‘7월 임시국회 보이콧’을 공언하며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장외투쟁과 의원직 총사퇴까지 거론되지만, 결국 민주당이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되면서 향후 대응 전략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치주의가 사망한 법사(死)위로 전락했다”며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사법대란이 가속화되면, 그 모든 책임은 바로 정부와 여당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2일 22대 후반기 국회 첫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 논의를 위한 법안심사1소위원회 구성안을 상정했다. 법사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를 다룰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다음 주에 상정해서 소위로 넘길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민주당은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데 이어 이날 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내팽개친 국민의힘은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리당략에 매몰된 몽니를 그만두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압박을 가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 없이는 7월 임시국회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상태로는 원 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며 “더 강한 투쟁을 통해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강경 투쟁에 나서기로 총의를 모았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 총사퇴와 장외투쟁 등 강도 높은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출구전략 없이 강력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이 초선 의원들에게서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초선 비례대표 김소희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에게 (민주당 입법 폭주를) 알리려면 의원직을 전부 내던지는,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원 구성을 했으면, 풀 의무도 민주당에 있다”며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빠지는 것도 지난 1년간 민주당의 태도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원 구성 결과를 수용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출구전략이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여당의 ‘입법 독주’를 여론에 호소하고 있지만, 반대로 여당의 ‘민생 발목 잡기’ 프레임에 갇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2020년 6월에도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법사위를 비롯한 6개 상임위를 가져가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결국 7월 초 국회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2020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강경 투쟁하고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다 해도, 민주당에게 압박을 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 강경 투쟁론과 현실론이 공존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대응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을 더 듣고, 필요하면 다음 주에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