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로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한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6일 광주가 관용으로 품어 안기로 했다.
4일 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배재고 야구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 명이 사과를 표명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다.
광주제일고는 지난달 30일 배재고에서 사과 방문을 건의하자, 기말고사 등 시험일정과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 학사운영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을 검토해 왔다. 이날 광주제일고 야구부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어 배재고의 사과 방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배재고 학생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화해하고 싶어 한다고 느껴져 사과 방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번 화해를 계기로 학생들이 새롭게 출발하길 바란다”고 했다.
배재고 학생들은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부적절한 응원구호를 하게된 경위를 설명하고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배재고 학생들은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공동 참배하며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고, 존중과 배려의 스포츠정신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계획이다.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도 동행해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광주지역에서도 배재고 학생선수들의 일탈은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어른의 책임이 더 큰 만큼, 학생선수들을 과도하게 비난하기보다 교육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입장문을 내고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더 성숙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태를 보며 혼란과 상실감을 느꼈을 미래세대에 따뜻한 연대와 격려를 보낸다”고 밝혔다.
조롱 구호를 선창한 학생 2명은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됐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정지 결정을 내렸다.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과잉 처벌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이미 결정된 징계 처분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 수위를 낮추는 방법은 배재고 야구부 징계가 부당하다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하는 방법만 남았다. 다만 징계 처분이 내려지진 이틀이 지났지만, 배재고는 대한체육회에 재심의를 접수하지 않은 상태다.
배재학당총동창회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을 찾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올림픽회관 2층 협회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1층 로비에 설치된 협회 우편함에 탄원서를 넣었다.
김동연 배재학당총동창회 39대 회장은 “청룡기 대회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 학생 선수와 동문 여러분께 진심으로 거듭 사과 말씀을 올린다”며 “(배재고 학생들이) 성숙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 주시기를 거듭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