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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병태 “5·18 성역” 황당… 이러니 미래세대 역사의식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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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 문제와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라며 “북한의 모습”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다시 SNS에 ‘표현의 자유 그리고 야구 응원 구호’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이며, 이는 인간의 보편적 기본권 중 하나”라고 했다. 본인이나 가족이 유사한 피해를 봐도 같은 입장일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부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모욕·비하하는 혐오 발언을 옹호하는 것에 불과하다. 도대체 “스벅 가야지”, “탱크 데이”라는 야유와 조롱이 표현의 자유와 무슨 상관인가. 내뱉은 말이 다 표현의 자유이고, 끄적인 글이 다 표현의 자유이면 명예훼손죄가 왜 존재하나. 5·18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인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보여준다. 이러니 광주제일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물이 온라인커뮤니티에 버젓이 게시되는 것 아닌가. 일본 우익도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일제강점기,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를 왜곡해 왔다. 한국인에 대해 근거 없는 배척 감정을 배설하는 일본 우익과 다를 바 없다. 이런 기성세대 탓에 미래세대의 역사의식이 빈곤해진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보수 성향에도 이재명정부의 통합·실용 인사 차원에서 중용된 인물이다. 이런 정치적 의미를 망각하고 편향된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가 엄중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정부와 여당은 차제에 민족, 국적, 지역, 인종, 종교, 젠더 등에 기반해 특정 개인·집단을 차별, 배제, 배척, 공격하는 언동을 금지하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방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배재고 학생 선수와 교직원, 학부모들이 오늘 광주일고를 사과 방문하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배재고 학생들은 ‘어른 책임론’ 뒤에 숨지 말고 우리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와 겸손을 갖기 바란다. 그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우리 사회는 광주일고 학생들이 입은 상처를 어루만져줘야 한다. 광주전남 주민도 배재고 젊은이들의 사과를 품어주기 기대한다. 그것이 대동(大同)의 5·18 정신에 걸맞은 성숙한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