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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가해행위, 국가 지원 필요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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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맞는 건 아픈 거로 끝나지만, 아이가 남을 때려 수습하러 다니는 일은 피가 마릅니다.”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는 ‘죽어야 끝나는 돌봄’ 시리즈 관련 취재를 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울먹였다. 이 호소는 장애인 가정이 마주한 현실을 보여준다. 성인 자녀의 ‘도전행동’(때리기·버티기 등)으로 타인이 다치는 순간, 부모는 죄인이 된다. “아픈 자식을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며 피해자를 찾아가 선처를 구할 뿐이다. 제대로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아이의 도전행동에 부모는 우울에 빠진다.

채명준 사회부 기자
채명준 사회부 기자

마음이 다치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경제적 부담이 기다린다. 단순 폭행도 합의하려면 수백만원이 필요하다. 자칫 장애인이란 사정에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피해자를 만나면 합의금 부담은 상상을 넘어선다. 복지기관에서 상해를 입은 사회복지사가 부모에게 합의금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제도’의 개입은 없다. 감당할 수 없는 분쟁과 합의금 앞에 부모는 “아이를 집안에 가둬 두는 것 외엔 대책이 없다”며 절규한다. 해외 풍경은 다르다. 미국의 공동 대응 모델(Co-Responder)은 발달장애인이 범행 당사자인 경우 경찰관과 정신건강 전문가가 팀을 이뤄 현장에 즉시 출동, 경찰 조사 단계부터 공공이 개입해 발달장애인의 사정을 면밀히 살핀다. 가해 행위에 고의성이 없다는 게 인정되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으로 보상받을 수도 있다. 국내 일부 지자체도 관내 모든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단체 배상책임보험을 지원하는 조례를 신설했다. 서울 성동구, 마포구, 동대문구 등은 타인에게 신체적·재산적 피해를 줬을 때 소액의 자기부담금만으로 최대 1억원까지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금융 안전망을 마련했다.

 

하지만 ‘반쪽짜리 울타리’에 불과하다. 이제는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 이 같은 배상책임 지원 제도를 전국으로 전면 확대 시행해야 한다. 발달장애자녀 부모는 돌봄 무게만으로도 이미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상태다. 이제는 국가가 거대한 방파제가 돼 이들의 외로운 싸움을 응원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