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자동차 대기오염, 아이 백혈병 위험 높일 수 있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의 대기오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아암, 특히 소아 백혈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는 김병미 암예방사업부 박사가 참여한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교통 관련 대기오염과 소아암 발생 간의 관련성을 대규모 메타분석으로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환경보건 분야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좌측부터 이화여자대학교 하은희, 유은선 교수,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김병미 박사
좌측부터 이화여자대학교 하은희, 유은선 교수,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김병미 박사

이번 연구는 이화여대 의과대학 하은희·유은선·수라비 샤(Surabhi Shah) 교수, 오종민 박사 연구진과 국립암센터 김병미 박사, 미국 미네소타대, 보스턴칼리지 등 국내외 연구진이 참여한 ‘한·미 소아·청소년암 컨소시엄’ 협력으로 수행됐다.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 1천632편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25개 연구를 선정해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대상은 교통 관련 대기오염의 주요 물질인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NO2), 벤젠 노출과 소아암 발생 간의 연관성이었다.

 

분석 결과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증가할수록 소아암 발병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위험은 29%, 소아 안구암의 일종인 망막모세포종 위험은 6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젠 노출도 소아 백혈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벤젠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전체 소아 백혈병 위험은 12%, 급성골수성백혈병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진은 노출 시기를 임신 중과 출생 후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임신 중 노출보다 출생 후 영유아기에 교통 관련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소아 백혈병 위험 증가와 더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소아암은 성인암과 달리 흡연, 음주, 식습관 같은 생활습관 요인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 유해물질 노출의 상호작용이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어린아이들의 DNA 손상을 일으켜 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0여 년간 축적된 전 세계 연구 데이터를 종합해 교통 관련 대기오염과 특정 소아암 위험 증가 사이의 관련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연구는 기존 관찰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인 만큼, 개별 오염물질이 소아암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을 확인한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김병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교통 관련 대기오염 노출이 소아 백혈병을 비롯한 특정 소아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확인한 결과”라며 “미래 세대인 어린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대기오염 물질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정책적 노력과 후속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가암관리사업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