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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 피해자 주거지원, 쉼터·보호시설 중심에서 ‘독립주거’로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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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 피해자가 지낼 수 있는 곳이 보호시설 외에 다른 주거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안전한 주거 마련을 위해 주거기본법 등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6일 이러한 내용의 ‘여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대안적 주거지원 방안 연구’ 주요 연구결과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여성폭력 피해자가 지낼 수 있는 곳이 보호시설 외에 다른 주거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여성폭력 피해자가 지낼 수 있는 곳이 보호시설 외에 다른 주거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먼저, 보호시설 이외에 피해자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주거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 폭력피해자 주거지원사업은 피해자에게 개별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업이지만 지난해 기준 전국 354호에 그쳐 주택 수가 충분하지 않고 지역별 차이도 컸다. 특히 폭력피해자 주거지원 임대주택의 80% 가까이가 비수도권에 있어 수도권 지역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택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높았고, 일부 노후 주택은 난방·단열, 생활설비, 가구·가전 상태 등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설비와 지원 인력도 보완이 필요했다. 폭력피해자 주거지원 임대주택 10호 중 4호 가량은 비상벨, 침입감지기, 현관·창문 이중잠금장치 등 안전설비가 설치되지 않았다. 가해자의 재접근과 추가 피해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안전조치의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현재 자립상담원 1명이 주택 10호를 담당하고 있어 입주·퇴거 관리, 생활상담, 새로운 주거지 마련 지원까지 충분히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공임대주택 제도에서도 여성폭력 피해자의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었다. 국민임대주택 우선 공급 대상에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가 포함돼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주거취약계층과 함께 경쟁해야 해 선정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현행 공공임대주택의 신청, 선정, 입주 절차에서 안전을 위해 기존 거주지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 여성폭력 피해 특성이 고려되지 않는 등 공공임대주택을 이용해 안정적인 주거를 마련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현행 주거지원제도에서는 보호시설과 여성폭력 피해자가 주거 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어렵고, 선택할 수 있는 주거 대안도 제한적이었다. 주거지원제도를 이용하더라도 주거환경이 열악하거나 가해자로부터의 재피해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주거로의 전환을 위한 지원도 충분치 않았다.

 

황정임 선임연구위원은 “보호시설 중심 지원만으로는 피해자가 이후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본다”며 “여성폭력 피해자가 공공임대주택 등 주거지원 제도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여성폭력 피해자 주거지원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으로 △여성폭력 피해자 주거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강화 △보호시설(쉼터) 중심의 단선적, 선(先) 보호시설-후(後) 주거제공의

 

단계적 접근을 탈피해 다양한 주거지원 경로 마련 △현행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 내 주거지원 역량 강화 및 운영 개선 △여성폭력 피해자의 여건과 수요 맞춤형 지원을 위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김종숙 원장은 “여성폭력 피해자의 주거 문제는 피해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주거정책 차원에서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여성폭력 피해자가 주거지원 제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고,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