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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추가세수’ 용어 변경 왜… 반도체 세수증가분, 추경 없이 미래대응기금 활용 취지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그간 써왔던 초과세수란 표현을 ‘추가세수’로 변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향후 이례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 증가분 중 일부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예정인데, 여기에 초과세수 개념은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과세수란 예산이 확정될 때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 들어온 조세수입으로, 이를 활용하려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재원 자체가 미래세대 투자에 주로 활용되는 데다 추경 편성을 거치며 생길 수 있는 각종 비효율을 막는 차원에서 추가세수란 용어가 적절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예산처 청사 현판.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예산처 청사 현판. 연합뉴스

6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초과세수는 단일 회계연도에 정부가 예측한 수준보다 세수가 더 많이 들어올 경우 사용되는 용어다. 즉 정부 세수 전망치란 ‘기준점’이 있는 셈이다. 초과세수는 법적 용어는 아니다. 국가재정법(90조)상에서는 회계연도가 마무리된 뒤 이듬해 최종 결산을 한 뒤 남은 돈은 세계잉여금으로 표현된다.

 

반면 정부가 공식화한 추가세수는 추세적인 세수 흐름을 벗어나 더 들어오는 세입에 가깝다. 반도체 호황 이전 평균적인 세수 증가 추세를 넘어 걷히는 세수를 의미하는 셈이다. 추가세수란 용어가 강조되는 건 반도체 호황으로 향후 수년간 세수가 이례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추가 세수 규모는 약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추경을 통해 국세수입 전망을 당초 390조2000억원에서 415조4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추경 외에도 올해 20조원의 초과 세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안팎에선 내년까지 최대 100조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초과세수를 기금에 담으려면 번번이 추경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추가세수란 용어가 활용되는 배경이다. 본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던 세출(기금 이전) 항목을 추가하려면 정부는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금 살포성 일회성 지출이 포함될 가능성이 생기는 등 미래대응기금 적립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아울러 초과세수 자체가 정부 세수 예측이 틀릴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세수로 용어를 바꾼 배경으로 꼽힌다.

 

추가세수는 가칭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기획처 안팎에서는 전년 대비 일정 규모 이상의 세수 증가분이나 중기재정운용계획상 예상 세수 전망치의 초과분을 재원으로 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법안에는 기금의 용처와 목적 및 운용원칙, 재원 조달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안이 올해 안에 확정된다면 올해 생기는 추가세수 분까지 미래대응기금에 담길 수 있다. 기획처 관계자는 “초과세수는 단일 회계연도 세입예산 대비 초과분을 의미하지만 추가세수는 장기 추세 대비 초과분으로 규정할 수 있다”며 “반도체 호황 등에 따라 세수가 수년 동안 증가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추가세수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