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에 결혼한 직장인 홍모(37)씨는 예식장을 계약하기 전 이른바 ‘암행투어’를 다녀왔다. 암행투어란 결혼을 앞둔 부부가 식장 상담 예약을 잡지 않고 다른 사람의 결혼식장에 몰래 방문해 주차 공간이나 하객 동선 등을 미리 확인하는 일종의 답사다. 홍씨는 “웨딩홀을 사진 말고 실제로 봤을 때 어떨지 궁금해서 암행투어를 갔다”며 “2주 동안 4~5곳을 둘러봤다”고 말했다.
최근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이 같은 암행투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웨딩홀 상담 시 ‘당일 계약 혜택’을 누리면서도 실제 하객들이 느낄 불편함을 미리 확인해 보겠다는 취지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단정한 복장 착용 △인물 촬영 삼가 △동선 방해 금지 등 ‘암행투어 시 주의사항’ 등이 공유될 정도다.
이를 두고 치솟는 물가 속에서 큰돈이 드는 결혼인 만큼 실패를 줄이기 위한 ‘현명한 대응’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남의 잔칫날에 찾아오는 ‘민폐 행위’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암행투어로 인한 피해 사례가 공유되며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목이 ‘남의 잔칫날 암행투어 왜 하는 건데’라는 글에서 작성자 A씨는 “내 결혼식 때 암행투어 왔던 커플, 2만원 지불하고 밥을 먹고 갔다”며 “여자는 자는 핑크 트레이닝복에 볼캡 모자를 눌러쓰고 와서, 식 끝나고 가족과 지인들이 전부 ‘누구길래 복장을 그렇게 하고 와서 밥 먹고 갔냐’고 물어봤다”고 전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본식 사진 망친 웨딩홀 암행투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B씨는 “본식 사진을 받아보다가 누구의 지인도 아닌 모르는 사람이 사진 찍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누가 봐도 (축하하는) 하객 표정이 아니었다”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처럼 불청객이 예식장을 찾는 일이 잦아지자 일부 예식장에서는 축의대 주변에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청첩장을 일일이 확인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결혼 비용 상승에 따른 예비부부들의 부담감이 자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결혼서비스 가격 조사’에 따르면, 2026년 2월 기준 전국 평균 결혼 비용은 2139만원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두 달 만에 2.3% 증가했다. 해당 비용에는 예식장 계약금과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 패키지가 포함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결혼식장 대관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준 대관료 중간 가격은 350만원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16.7%나 급등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의 대관료 중간 가격이 1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지역별 총 결혼 비용은 서울 강남이 346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남 외 서울(2892만원), 경기(1909만원)가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지역은 경상권으로 1284만원이었다.
지난해 12월 대비 상승률로 보면 제주(19.2%), 강남 외 서울(14.3%), 광주(12.5%) 순으로 높았는데,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하객 식대 상승이 전체 결혼 비용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