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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0년 일했는데… 돌아온 건 ‘이메일 해임 통보’

보험사, 암 투병 본부장 자격 박탈
“독립사업자 위촉 계약… 정당 조치”
전 직원 “회사가 감독… 근로자” 반발

1995년 공채로 화재·생명 A사에 입사한 김모(55) 전 본부장은 30여년 동안 전국을 돌며 영업 조직을 이끌었다. 그런데 김 전 본부장은 지난해 초 편도암 2기와 림프절 전이 진단을 받고 네 차례 수술과 31차례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김 전 본부장이 항암 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사투하던 같은 해 5월 사측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자격심의위원회 개최를 통보했다. 김 전 본부장은 병상에서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회사는 면담 한 번 없이 이메일을 통해 본부장 자격을 박탈하고 평팀원으로 강등했다.

 

김 전 본부장은 6일 “사업가형 본부장은 형식상 개인사업자이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근태관리와 실적평가, 회의 참석, 휴가 승인 등을 받아왔다”며 사실상 근로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병 중에도 설계사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조직을 관리했고 6월 중순이면 정상 출근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어떠한 면담이나 추가 설명도 없이 자격 회수 결정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A사는 사업가형 본부장은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이며 자격 회수 역시 계약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개편 당시 본부장들이 정규직이 아닌 독립 사업자 형태의 위촉 계약을 자발적으로 체결해 고정된 기본급 없이 본인의 영업·관리 성과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오는 등 독립된 자영업자로서 사업을 영위해 왔다는 설명이다.

 

김 전 본부장에 대한 자격 회수 역시 계약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A사는 “김 전 본부장이 암 치료로 5개월간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본부장 위탁 업무 중지 요청 없이 급여와 성과급 등을 수령했다”며 “영업 관리자 자격관리심의위원회를 거쳐 자격 회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은 사업가형 본부장의 법적 지위를 따지기 위해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과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A사는 2016년 기존 정규직 영업 관리자들을 ‘사업가형 본부장’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100명에 달했던 사업가형 본부장 중 40여명이 실적 등을 이유로 자격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장들이 늘 해임 불안 속에서 근무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전·현직 본부장들은 “개인사업자 위탁계약은 명목일 뿐 실제 업무수행 방식은 회사의 영업 목표와 조직 관리 체계에서 이뤄져 독립 사업자로 보기 어렵다”고 토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