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기고] 로봇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파업 여파가 거세다. 다양한 산업에서 도미노 쓰러지듯 눈만 뜨면 파업 소식이 언론을 장식한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올해는 억 단위 성과급과 더불어 MZ세대가 주도하는 파업이 특징이다. 역대급 성과를 올린 반도체 기업에서 지급하는 보너스는 파업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또한 기존 노동자들이 내세운 이념적 요구보다 실질적 경제적 이익에 집중하는 MZ 노동운동은 향후 노동운동 방향이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현재 일부 자동차 대기업 노조는 공장 로봇 설치를 반대하고 일하지 않아도 돈을 받을 수 있는 월급제를 원한다.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현수막을 도시 곳곳에 설치했고 문구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듭시다’이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

결국 파업은 실행되었고 협상 결렬 시 압박 수위에 따라 공장은 부분적으로 때론 전면적으로 멈출 것이다. 그럴 수 있는 큰 힘을 노조는 가지고 있다. 그 힘 앞에 한 사람의 소비자로서 적어도 그들이 주장을 반문해 본다. 과연 킹산직이라고 불리는 그들의 ‘노동은 존중받지 못했나?’ 생산직 신입사원 연봉이 5000만원 이상이고 특근수당과 성과급까지 더하면 초봉이 7000만원인데 과연 그들의 노동가치는 배달, 학습지 근로자에 비해 최소한 임금 입장에선 그렇게 무시받지는 않은 것 같다.

역설적인 것은 몇 년 전 수백명의 근로자가 연장근무를 신청하고 조기 퇴근해 대규모 징계를 받는 사태가 일어났다. 가짜 노동에 돈을 챙긴 셈이다. 과연 그들이 외치는 ‘노동을 존중’하고 있는가? 그래서 일하지 않고도 돈을 받을 수 있는 월급제를 파업 테이블에 올려놓았을까?

어지럽다. 도대체 말의 앞뒤가 안 맞는다. 물론 성실히 근무하는 근로자는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그들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지지받지 못하는 파업을 만든 현 상황의 책임은 오로지 그들에게 있다.

한편, 사측은 도요타자동차를 배워야 한다. 최근 도요타자동차 사측은 노조의 협상안을 모두 수용하였다. 이는 ‘마른걸레 쥐어짜기’로 잘 알려진 근로자 희생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언론에서 상생, 춘공으로 성과급만 원하는 한국 노조를 비판했지만 근로자 희생과 이에 대한 보상을 수용한 회사의 합리적인 결론을 말하지는 않았다.

2024년과 2025년 한국 자동차 기업 영업이익이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노동을 외면하고 부당하게 임금을 얻는 노동자가 있는가 반면 성실히 일한 근로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본다. 회사는 이에 대해 임금으로, 복지로 보답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상에 앞서 반드시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정당한 근로환경 조성이다. 일한 만큼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공평한 사업장을 말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가짜 노동으로 돈을 챙기는 현장 분위기는 결국 사측의 경영 능력이 부족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성실히 일하는 다른 근로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결국 전체적인 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노조는 파업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회사의 움직임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사측의 불합리한 임금 구조와 복지 제도에 대해 파업, 쟁의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결국 성실히 근무하는 근로자로 구성된 노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MZ세대 노동자에게도 이 사항은 곱씹어야 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내가 받을 ‘돈’이 중요하다면 기업은 그에 합당한 ‘노동’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노조는 사측이 로봇을 동원해 노동자를 밀어낸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씁쓸하게도 로봇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일을 안 했는데 했다는 그것 말이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