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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전개부터 확… 시청자 눈도장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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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0% 넘어선 SBS 드라마 ‘김부장’

권력구조·인간욕망 서사 압축적 배치
발빠른 흐름·탄탄한 연출로 인기몰이
가족 지키려는 중년 가장 존재감 부각
선악구도 벗은 입체적 캐릭터도 한몫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방송 초반부터 이례적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단 2회 만에 15%를 돌파한 데 이어 4회 만에 20%를 넘어서는 등 최근 시청 환경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성적이다. 이 같은 초반 흥행은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작품의 구조적 완성도가 뒷받침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김부장’은 1회 9.5%로 출발해 2회에서 15.7%를 기록, 하루 만에 6.2%포인트 급등했다. 이후 3회 18.8%, 4회 21.6%까지 상승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4회 시청률은 ‘펜트하우스2’(29.2%), ‘열혈사제’(22%)에 이어 SBS 금토드라마 역대 시청률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으로 시청 형태가 분산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초반부터 갈등 구조와 캐릭터의 목표를 직관적으로 제시하고, 빠른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 중년으로 돌아온 소지섭의 존재감을 앞세워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BS 제공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초반부터 갈등 구조와 캐릭터의 목표를 직관적으로 제시하고, 빠른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 중년으로 돌아온 소지섭의 존재감을 앞세워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BS 제공

무엇보다 주목할 지점은 ‘초반 설계’다. ‘김부장’은 첫 주 방송만으로 작품의 정체성을 명확히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직장인 드라마의 외피를 두르면서도 권력 구조와 인간의 욕망을 정면으로 다루는 서사를 빠르게 전개하며 시청자에게 ‘계속 볼 이유’를 분명히 제시했다. 복잡한 세계관을 단계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초반부터 갈등 구조와 캐릭터의 목표를 직관적으로 드러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개 속도 역시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드라마들이 이른바 ‘슬로 빌드업’을 택하는 것과 달리 ‘김부장’은 사건을 압축적으로 배치하며 회차 마다 확실한 전환점을 만들어낸다. 1~2회에서 주요 갈등을 폭발시키고 3~4회에서 이를 확장하는 구조는 시청자의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캐릭터 설정도 힘을 보탰다. 주인공 ‘김부장’은 전형적인 직장인 이미지에 냉혹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부여한 입체적 인물이다. 주변 인물들 역시 단순한 선악 구도를 벗어나 각자의 욕망을 지닌 존재로 그려지며 극의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는 최근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회색지대 캐릭터’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연출 역시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빠른 컷 전환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음악, 과장되지 않은 현실 밀착형 연출이 결합되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매회 엔딩을 강하게 끊어내는 방식은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를 극대화하는 ‘지상파식 서스펜스’를 효과적으로 복원했다는 평가다.

지상파라는 플랫폼의 강점도 여전히 유효했다. OTT 중심으로 재편된 시청 환경 속에서도 가족 단위 시청이 가능한 접근성과 동시 시청 경험은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김부장’은 이러한 지상파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내용과 연출에서는 OTT 드라마에 가까운 속도감과 밀도를 구현해 두 시청층을 동시에 끌어들였다.

더불어 이번 흥행의 중심에는 4년 만에 TV 드라마로 복귀한 소지섭의 존재감이 있다. 그는 은행 회계팀 부장이자 평범한 가장이면서 과거 국가기관 비밀 공작원이었던 ‘김부장’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액션과 감정 연기가 검증된 배우’라는 기존 이미지에 ‘중년 직장인’, ‘아버지’, ‘잠든 특수요원’이라는 설정이 결합되며 캐릭터의 개연성을 높였다. 1회에서 ‘평범한 아버지’를 충분히 보여준 뒤 2회부터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코드네임 66’으로 돌아가는 서사는 캐스팅의 당위를 분명히 드러낸다.

장르 혼합 역시 눈에 띄는 지점이다. ‘김부장’은 액션, 첩보, 범죄, 가족 드라마를 결합한 구조를 취한다.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서사를 중심으로 북한 공작원 설정과 재벌가 범죄 서사가 맞물리며 이야기를 확장한다.

 

대사와 장면이 만들어낸 입소문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2회에서 등장한 “촉법소년? 그럼 나는 무법 중년하겠다”라는 대사는 청소년 범죄와 법의 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불만을 압축하며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현실의 분노를 대리하는 드라마’라는 인식을 형성한 대목이다.

특히 ‘중년 아버지’ 서사는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제발, 안경 쓴 중년은 건드리지 말자”라는 카피처럼 평범한 가장이 사회적 폭력에 맞서는 구조는 최근 한국 사회의 여러 사건과 맞닿아 있다. 법과 정의의 간극에 대한 불만, 가족을 지키려는 욕망이 ‘무법 중년’이라는 캐릭터에 응축되며 강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부장’의 흥행 공식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빠른 전개와 강한 자극을 앞세운 서사가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과잉 설정과 폭력적 해결 방식에 대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법 중년’이라는 캐릭터가 법과 제도의 한계를 돌파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자칫 폭력의 정당화로 비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김부장’은 남의 아이를 구하려는 영화 ‘아저씨’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딸을 구하는 중년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액션 배우로 잘 알려진 소지섭을 ‘정체를 숨긴 평범한 중년’으로 배치해 반전의 쾌감을 극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주인공과 동일시하며 현실에서 불가능한 문제 해결을 간접 경험하는 데서 통쾌함을 느낀다”며 “흥행이 이어질 경우 시즌제 드라마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