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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윤기 사건이 드러낸 경찰 민낯, 이래서 ‘보완수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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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을 분노하게 한 광주 고교생 이채원(17)양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초동수사를 맡았던 광주 광산경찰서 팀장 A 경감이 어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A 경감과 그 팀원들은 같은 경찰 간부인 장윤기 부친 장모 경감의 증거인멸을 대놓고 도와준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경찰의 장윤기 수사 상황에 관한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장 경감에게 유출한 혐의도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쯤 되면 단순히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차원을 넘어 중대 범죄의 은폐와 수사 방해에 공권력이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이나 다름없다.

애초 경찰은 장윤기에게 그냥 살인 혐의를 적용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검찰이 확인해 보니 장윤기는 혼자 사는 원룸에 성인 여성과 똑같이 생긴 리얼돌을 보관하고 있었다. A 경감은 이 중요한 증거물을 확보하기는커녕 몰래 장 경감에게 원룸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이후 장 경감은 원룸으로 달려가 리얼돌을 폐기했다. 범행 당일 장윤기가 몰았던 SUV 차량에선 혈흔이 발견됐다. 여고생을 끌고 가 성폭행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A경감은 해당 차량도 압수하지 않은 채 장 경감에게 인계했다. 공사(公私)를 구분 못 한 공권력의 행태가 혀를 차게 한다.

이 같은 장윤기 범행의 전모는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났다. 검찰은 장윤기를 일반살인 말고 그보다 형량이 무거운 강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앞서 피해 여고생 부모가 눈물을 흘리며 “가해자가 절대 이 세상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한 것에 공권력이 조금이나마 부응한 셈이다. 경찰 책임론이 확산하자 국가수사본부장은 어제 “유구무언”이라면서 A 경감과 장윤기 부친의 유착 정황에 대해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되고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오는 10월이면 검찰 조직이 해체돼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법무부 휘하 공소청으로 나뉜다. 이른바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경찰 조직이 사실상 범죄 수사의 전권을 갖게 된다. 장윤기 사건을 보며 이런 경찰을 어떻게 믿고 수사권을 맡기겠다는 것인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희생된 여고생과 그 가족의 억울함은 누가, 어떻게 풀어줄 수 있었겠나.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정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현실화하면 가장 기뻐할 이가 누구인지 피해자 입장에서 자문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