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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윤철 “서발법 제정 시급”… 정치가 발목 잡아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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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등 기득권 반발 탓 15년 표류
‘고용 없는 성장’·K 양극화 유일 해법
여야 초당적 협력, 신산업 길 터주길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어제 “산업 간 빗장을 과감히 열고 연구개발(R&D)·세제·금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경제 대도약을 위해선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만시지탄이다. 이 법은 이명박정부 때인 2011년 12월 발의된 이후 15년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의료계가 툭하면 의료민영화 시도라며 반발했고 정치권도 표를 의식해 주저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의 낙후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 고용의 70%, 부가가치의 60%를 맡고 있지만 경쟁력은 참담할 지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 대비 생산성이 2000년대 초반 50%를 웃돌았지만, 지금은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봐도 미국의 생산성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은 51.5에 불과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27위(1인당 생산성 기준)에 그친다. 부가가치가 낮은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등의 비중이 높은 탓이다.

구 부총리는 “지금 서비스산업이 인공지능(AI)과 만나 ‘제조업과의 융합’, ‘공공서비스의 혁신’, ‘일상의 대변혁’이 일어나는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판을 새로 짜야 한다”고 했다. 시의적절한 상황인식이다. 1990년대 초 516만명이던 제조업의 일자리는 30여년이 흘러 440만명대로 쪼그라들었다. 자동화와 고령화 여파로 청년의 제조업 취업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AI 시대 들어 ‘고용 없는 성장’ 흐름도 가속하고 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 제조업생산과 수출로 버텨 온 한국경제는 또 하나의 성장엔진을 달게 된다. 난제인 K자 양극화 해소에도 보탬이 된다. 선진국에서는 혁신의 꽃이 피는 원격의료나 플랫폼모빌리티 등 신산업이 국내에서는 기득권 반발과 낡은 규제의 덫에 걸려 고사하고 있다. 닥터나우나 로톡, 우버, 타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일이 더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날 고용 확대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잠재력이 큰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20여개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정부는 재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과감한 규제 완화로 서비스업을 혁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밀려나는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설계도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이번에는 정치권도 소모적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실용적 접근으로 화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