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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선수 레드카드 재검토 요청 사실 인정…“결정은 FIFA가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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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징계에 대한 재검토 요청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이후 FIFA는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퇴장 당한 발로건의 16강전 출전 정지 징계를 사실상 무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사에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레드카드와 관련해 통화한 것을 설명해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그렇다. 잔니와 통화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건 파울이 아니었다. 중대한 위반 조차 아니었다”며 “전속력으로 달리던 두 선수가 우연히 서로 부딪친 것일 뿐”이라고 발로건의 퇴장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레드카드를 꺼낸 심판에 대해서도 “과거 기록을 확인해보면 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로건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건 큰일이다’라고 생각했다”며 “FIFA에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징계 유예는 FIFA 내부의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가 축구에 개입한 선례를 만들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나는 (FIFA의 결정과) 아무 상관이 없다. 나는 '재검토를 해야 하며, 그 선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미국의 16강전 상대인 벨기에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만약 그들이 우리를 이긴다면 정말 자랑스러울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발로건이 출전 정지된) 상황에서 그들이 이긴다면 나는 2020년 대선처럼 조작됐다고 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대표팀 공격수 발로건은 지난 2일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경기중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FIFA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발로건에게 내려진 한 경기 출전정지 처분의 집행을 1년 유예한다고 공지했다. FIFA의 징계 번복 사실과 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FIFA회장과 통화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FIFA가 개최국 정부의 압박으로 형평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축구계는 FIFA의 결정에 반발했다. 축구 심판 출신인 막심 프레보 벨기에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진짜로 전화 한 통이 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이끌어냈다면 축구와 스포츠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벨기에 왕립축구협회도 “페어플레이를 수호하기 위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성명을 통해 “전례 없고 이해할 수 없고 정당화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규칙의 확실성이 그걸 지켜야 할 이들에 의해 더 이상 보장되지 않으면 경기의 온전함과 대회 신뢰가 훼손된다”고 꼬집었다.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위르겐 클롭도 “진짜 트럼프와 인판티노가 서로 합의해 결정했다면 미친 짓”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