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척박한 해변 황무지로 시작한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이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생태 숲으로 거듭났다. 최근 천리포수목원의 27년 조성 기록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등록되었다.
6일 태안군에 따르면 천리포수목원은 미국 출신 귀화인 고(故) 민병갈(Carl Ferris Miller) 설립자의 주도로 탄생한 한국 1세대 수목원이다. 민 설립자는 1962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 일대의 해변 토지를 사들였다. 이후 황무지를 숲으로 바꾸는 산림 복원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번에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핵심 자료는 1962년부터 1989년까지 작성된 토지 매입 증서와 업무 일지, 식물 채집 일지, 해외 교류 서신 등 7건 56점의 기록물이다. 설립자가 직접 남긴 손글씨 기록은 민간 식물학 연구와 산림 복원 과정을 증명하는 1차 사료로서 높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수목원 내부 산책로에는 세계적인 희귀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화려한 꽃을 피우는 목련과 사계절 푸른 잎을 유지하는 호랑가시나무 군락이 세계적인 수준의 식물 컬렉션을 구성한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숲의 생태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천리포수목원은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인증을 획득했다.
천리포수목원은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환경 연구의 핵심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식물 채집 및 생육 기록은 한반도 기후 생태계 변화를 추적하는 귀중한 환경 데이터로 활용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 종 다양성 보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반세기가 넘는 장기 관찰 기록의 학술적 가치도 함께 상승했다.
산림 및 식물 생태학계 연구 기준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 개화 시기 변화와 수종 분포 이동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최소 30년 이상의 연속적인 생육 기록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