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튀르키예 앙카라로 출발하기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달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에는 나토 무대에서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을 더욱 넓혀 가려 한다”고 썼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한·나토 관계가 준(準)동맹 수준으로 격상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나토에는 우리처럼 자유, 민주,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32개국이 참여한다.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그리스, 네덜란드 등 상당수 국가가 6·25전쟁 참전국이자 우호국이다. 폴란드,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은 K방산 고객국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 동맹 강화를 넘어 안보협력의 공간을 확대할 주요 대상인 것이다. 일본은 나토 회원국과의 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과 준동맹 관계라 불릴 정도로 군사협력을 확대했으며, 영국·이탈리아와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에 나설 정도다. 미·중 패권 다툼 속에서 한국도 동지국(like-minded countries)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이번에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이유로 나토 블록의 높은 벽이 거론된다.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나토 방산 시장 공략을 위해서라도 나토 및 회원국과의 유대를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의 화두로 방산 세일즈를 제시하고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기조연설도 할 예정이다. 단순히 K방산의 우수성 홍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전략적 관점에서 한국과 나토의 안보협력 강화 필요성을 적극 어필하는 무대가 되기 바란다.
나토가 IP4(Indo-Pacific 4)라고 명명한 핵심 파트너인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간의 협력 강화도 중요하다. 4국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무역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로서 중국의 해양진출 가속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라는 공통의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고 외무상이 대참하지만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안보협력을 강화할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로 핵잠수함, 쿠팡 문제 등 한·미 현안을 원만히 해결하는 전기(轉機)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