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면서 삼성전자가 2분기 90조원에 가까운 역사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찾는 사람은 많고,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적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용 D램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이번 AI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자로 등극했다. 특히 반도체 공급난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공급자인 삼성전자 우위의 시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2분기 89조4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배경에는 AI 서버 인프라 확대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DS) 부문의 슈퍼사이클 진입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를 독보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고성능 AIDC(AI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서버용 DDR5와 기업용 SSD(낸드플래시) 수요가 폭발했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D램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최대 63%까지 인상되면서 전체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가 전 분기 대비 60% 이상 성장한 3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낸드도 같은 기간 53~60% 이상 급등하며 마진을 극대화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전체 이익의 대부분인 80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분기엔 북미 5대 빅테크(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오라클)의 1천조원대에 달하는 투자와 D램 선점 전쟁이 본격화했다. 올해 이들의 총설비투자액은 전년 대비 최대 2배 가까이 늘어난 약 11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들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을 우려해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3∼5년 단위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공격적으로 물량을 선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고부가 제품인 HBM과 서버용D램 비중을 늘리는 등 전략에 성공한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 D램은 스마트폰이나 PC용 D램 위주로 공급됐지만, 빅테크의 AIDC 투자에 고효율의 AI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좋은 AI 서버용 D램 제조에 라인을 집중하면서 스마트폰·PC용 D램 생산량은 자연스레 줄었고, D램 반도체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업계에선 현재 전체 D램시장에서 24%로 추정되는 AI서버용 D램 수요가 조만간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기기 내부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의 수요도 늘면서 스마트폰 및 PC용 저전력 고용량 메모리(LPDDR)까지 AI 기능 탑재가 확대되면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수익률이 높은 HBM의 경우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13%)보다 7%포인트 이상 성장한 2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분기부터 AI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30% 가까이 점유율을 높였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전망도 좋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빅테크 중심의 AI 메모리 품귀 현상과 판가 강세가 반도체 신규 설비 증설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7~2028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학습 단계에 머물렀던 생성형 AI 서비스가 최근 추론 단계로 고도화됨에 따라 HBM뿐만 아니라 고용량 서버용 DDR5 D램, 기업용 SSD(eSSD) 수요까지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역사적인 2분기 잠정실적은 글로벌 AI 사이클과 삼성전자의 고부가 반도체 생산력 강화라는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며 “향후 공급자 우위의 반도체 시장이 점쳐지는 만큼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