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초반부터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의 ‘자기 정치’ 공방으로 다시 과열되고 있다.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네거티브를 자제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지만, 김 전 총리가 “자기정치의 폐해”를 문제 삼고 정 전 대표가 “평지풍파를 일으킨 대표적 자기 정치 사례”라고 반격하면서 신경전은 다시 거칠어졌다. “원수 싸우듯 하지 말라”던 이재명 대통령의 당부가 무색하게 당내 네거티브 금지령에도 초반 레이스 주도권을 둘러싼 후보 간 공방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鄭 “金이 평지풍파”로 반격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정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위 자기 정치 폐해 비난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렸다. 당권 경쟁 주자인 김 전 총리가 전날 자신을 향해 “자기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비판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정 전 대표는 앞서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날은 직접 반격에 나섰다. 정 전 대표는 “국정에만 전념해야 할 현직 국무총리가 ‘TPO’(시간·장소·상황)에 걸맞지 않게 ‘당대표 로망’ 발언을 함으로써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 자기 정치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김 전 총리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당 대표 취임 이후 당직 인선에 탕평책을 써 자기 사람을 앉히지 않은 점, 당 대표 재임 기간 동안 ‘지금은 이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생각해 지면 단독 인터뷰를 하지 않은 점, 지방선거 때 전원 경선 공천을 한 점을 부각했다. ‘1인 1표제’에 대해 “결국 권력 내려놓기 아니냐”고 한 정 전 대표는 특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무산 과정을 놓고 “합당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실질적으로 반대해 무산시킨 것이 오히려 자기 정치 아닌가 하고 추측할 뿐”이라고 했다. 친석(친김민석)계 강득구 최고위원 등이 합당에 강하게 반대했던 사실을 상기시킨 대목이다.
정 전 대표의 반격에 김 전 총리는 “화답해 주셔서 다행이다”고 응수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및 지방주도성장 연속토론회 축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자기 정치’ 문제를 전당대회의 중요한 어젠다로 제기했고 그에 대해 정 전 대표가 ‘김 전 총리가 자기정치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해 주셨다”며 “이 전당대회에서 정리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로 특정됐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정 전 대표와 저 사이의 논란 중 어떤 것이 민주당에 어려움을 가져온 자기정치의 폐해인지 당원이 평가할 시간”이라고 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축사에서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때로는 정부보다 앞서 뛰는 제대로 된 집권당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전당대회 이후 메가 프로젝트는 당대표가 직접 책임지고 의원 전체가 맡아 뛰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與, ‘선호투표제’로 대표 선출
초반부터 격화하는 주자들 간 대립에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이학영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이날 전준위 3차 회의에서 경고장을 보냈다. 그는 “서로를 향한 멸칭 사용 등 당의 단합을 해치는 과도한 비방에 대해 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당내 구성원 간 소모적 비방이나 네거티브가 아니라 민주당의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건설적 토론 자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의 공식기구 구성원들은 전대 기간 엄정한 중립 의무를 지켜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전준위는 전당대회에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선호투표 방식으로 사실상 결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선호투표제는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도입한 제도다. 1차 투표에서 유권자가 각 후보의 선호 순위를 함께 표시한 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제외한 후보들의 2순위(2순위가 최종 2인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3순위) 표를 결선 후보 2명에게 가산해 최종 득표율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2·3위 후보 간 연대가 막판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현재까지 김 전 총리, 송영길 의원, 정 전 대표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고민정 의원도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준위는 청년 최고위원직 신설안도 의결했다. 다만 선출직 혹은 지명직 여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청년 최고위원직 신설도 추진되면서 각 후보 간 유불리를 둘러싼 신경전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청년 기준을 현행 45세 이하에서 39세 이하로 낮추는 방안도 9일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