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대 경기도의회가 첫 문을 열자마자 격랑 속에 빠져들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장과 부의장 2석을 모두 독식하며 다수당의 힘을 과시한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치적 관례를 저버린 오만”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의회는 7일 제39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재적 의원 16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반기 의장단 선거를 진행했다. 선거 결과, 단독 출마한 민주당 남종섭(4선·용인3) 의원이 찬성 165표, 반대 2표로 전반기 의장에 당선됐다.
남 신임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어느 한 정당의 의장이 아니라 167명 의원 모두의 의장이 돼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높일 지방의회법 제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도민의 일상에서 삶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의회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치러진 부의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독무대가 연출됐다. 제1부의장에 고은정(고양10) 의원이 단독 선출됐고, 여야 경선으로 치러진 제2부의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김미숙(군포3) 의원이 142표를 얻어 국민의힘 금종례 의원(24표)을 압도적 표차로 눌렀다.
이 같은 ‘의장단 싹쓸이’는 이번 도의회가 ‘여대야소’로 재편된 데 따른 결과다. 전체 167석 중 민주당 144석, 국민의힘 22석, 조국혁신당 1석으로 꾸려지면서 소수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힘을 잃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시작 전부터 ‘제2부의장은 야당 몫’, ‘민주당은 협치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야당에 부의장 1석을 배분하는 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자 정치적 관례”라고 주장했다.
의장단 구성부터 파행을 겪으면서 향후 상임위원장 12석과 특별위원장 3석의 배분 과정에서도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의회 내부의 정치적 갈등보다 더 큰 뇌관은 집행부와의 ‘예산 전쟁’이다. 이날 개원식 직전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의장실을 찾아 신임 의장단과 상견례를 나눴다. 이 자리에선 도의 심각한 재정 위기가 화두가 됐다.
추 지사는 “재정에 구멍이 났다”며 “늘려 놓은 살림들을, 있는 것도 줄여야 할 판”이라고 했다. 이어 “여의치 않으면 예산을 깎는 ‘감액 추경’을 해야 하니 의회가 매의 눈으로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강력한 긴축재정 기조에 동참하라는 압박이었다.
이에 남 의장은 “잘 설명을 해주시면 의회가 판단해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거듭된 추 지사의 감액 언급에는 “일부 예산이 불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당초 도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사님이 검토를 잘하셔야 한다. 의회가 보고 멈출 것은 멈추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멈출 수는 없으며 계속 갈 부분은 계속 가야 한다”고 맞섰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예산을 두고는 집행부의 일방적 긴축 독주에 쉽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같은 민주당 소속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은 향후 도정(道政) 주도권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