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오르고 월세 전환이 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서울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 전월세 부담이 커지자 ‘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실수요가 늘면서 서울 외곽과 수도권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30대는 1만4103건으로 전체 거래의 40.9%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4월에는 30대 매수 비중이 45.9%까지 올라 종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매수세는 비아파트와 수도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매수 건수는 2만73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증가했다. 서울 연립·다세대 거래도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00건을 넘겼다. 30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수 비중은 24.6%로 1년 전보다 6%포인트 상승했고, 20대를 포함한 2030세대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외곽 지역도 강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7% 오르며 73주 연속 상승했다. 도봉구(0.37%),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구로구(0.35%), 노원구(0.33%), 중랑구(0.32%)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실거래가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신내동 ‘신내역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1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 전용 84㎡도 지난달 14억6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최근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 스터디’에는 집값 상승에 불안감을 느껴 서울 외곽 아파트를 매수한 뒤 입지 선택을 뒤늦게 후회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오기도 했다. 댓글에는 “첫 집은 누구나 후회한다”, “전세를 계속 살았더라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핵심 지역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외곽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매수 수요 증가는 당분간 서울 외곽지역의 집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금리와 공급 여건,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상승폭은 지역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