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 드라마 ‘참교육’을 봤다. 이 드라마는 무너진 교권과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 조직을 학교 현장에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드라마라는 특성이 강하지만,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학부모 갑질, 촉법소년 문제, 디지털 폭력 등 실제 사회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이 드라마는 많은 교사의 공감을 얻었는데, 이는 한국 사회가 현재 교육 현장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튀르키예도 한국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교사들은 특히 학부모 민원 때문에 힘들어한다. 실례로 학생이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자 교사는 학부모에게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가능성이 있으니,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면 좋겠습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더니, 그 학부모는 이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교장을 찾아가 해당 교사를 학교에서 내보내라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튀르키예에는 지메르(CİMER, 대통령실 소통센터)라는 온라인 민원 시스템이 있다. 시민들이 정부 기관에 민원이나 신고를 넣을 수 있게 한 제도인데, 학교와 교사 관련 민원도 자주 들어온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교사들은 학생이나 학부모가 쉽게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압박을 느낀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교사의 사생활이 잘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튀르키예의 대부분 학교는 학부모와 교사 단체 채팅방을 왓츠앱(WhatsApp)으로 운영한다. 그런데 이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바로 “온라인” 상태가 표시되는 기능이 있다. 그래서 일부 학부모들은 늦은 밤에도 메시지를 보내고, 교사가 온라인 상태인데 답장이 없으면 불만을 제기하거나 교장에게 항의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교사도 결국 한 사람의 직장인이다. 우리가 은행 직원에게 퇴근 후 업무를 요구하지 않듯, 교사 역시 사생활과 휴식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국 일부 학교가 교사의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학교 앱을 통해 근무시간에만 소통하도록 하는 것은 튀르키예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교육 현장에서 또 하나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문제가 교사의 정신 건강이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 기록이 직장 생활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고 들었다. 실제로 내가 근무했던 학원에서도 한 외국인 교사가 성인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처음 처방받은 약이 몸에 맞지 않아 심한 부작용을 겪었다. 그런데 이런 부작용에 시달려도 혹시 부정적으로 보일까 걱정해 원장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병가도 충분하지 않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계속 근무해야 했다.
튀르키예 역시 아직 정신 건강 치료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상담과 치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교사의 심리 상태는 결국 학생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래서 교사가 아픈 상태에서 무조건 버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치료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참교육’을 보며 통쾌함만 느끼지는 않았다. 물론 드라마에 나오는 일부 대처 방식은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드라마가 큰 공감을 얻은 이유는 많은 사람이 현재 교육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 보호도 중요하지만 교사 역시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사회가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은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그리고 더 건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알툰 하미데 큐브라 남서울대학교 조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