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을 야기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정통망법)이 시행 첫날부터 무차별 고소·고발전을 예고했다. 그제 한 시민단체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정통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작년 12월 강행 처리한 정통망법은 온라인상 허위·조작정보 유통 시 발생한 손해액의 5배까지 징벌적 책임을 묻는 게 골자다. 내달 전당대회를 앞둔 여당에선 갈수록 당권 경쟁이 격화하는데, 상대측 공세를 툭하면 허위·조작정보로 몰아가지 않을지 우려된다. 허위·조작정보 신고가 정치적·이념적 갈등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신고 폭탄’ 문제는 일찍이 우려된 바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인 플랫폼 사업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처리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1차 판단과 조치를 맡은 플랫폼은 골머리를 앓는다는 전언이다. 허위·조작정보와 의견·비판의 경계가 모호해서다. 그 결과 플랫폼마다 자의적으로 판단하다 보면 유사한 게시물에 서로 다른 조처가 내려져 혼란을 키울 우려가 크다. 플랫폼이 분쟁을 피하려고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도 있다.
플랫폼은 미리 협약을 맺은 민간 팩트체크 단체들의 사실관계 검증 결과를 참고할 수 있지만, 이들 단체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류신환 방송미디어통신위원도 어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국내 팩트체크 생태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방미통위 산하 투명성센터가 민간 팩트체크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연구·교육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센터가 직접 팩트체크를 하지 않는다고 방미통위는 주장하지만, 권력의 입김이 미치지 않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러니 진보 성향 시민단체도 정통망법 개정이 플랫폼 검열 도구로 변질될 것이라고 반발하는 것 아닌가. 온라인 국민 동의청원에 14만명 넘게 참가해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보완 입법이 시급하다.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을 명확히 규정해 자의적 삭제를 막는 한편 정치인·고위공직자·대기업 등이 ‘전략적 봉쇄소송’으로 악용 못하도록 법적 보완장치도 더욱 촘촘하게 마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