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부실수사가 드러난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을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경찰 내부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5년간 경찰 수사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못했다는 보완수사권 존치 의견과 검찰 권력을 개혁하는 방향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폐지 의견이 맞서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직장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경찰 현직 게시판에는 광주 사건 이후 “보완수사권을 존치하자”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 경찰관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준다면 수사경찰은 죽어날 것”이라며 “미미하게 검사들이 직접 보완수사를 한다 하더라도 보완수사권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경찰도 “경찰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바라지 않는다”며 “고래싸움에 등만 터져나가는 꼴”이라고 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되고 경찰의 직접수사가 늘었지만 그사이 일선의 경찰 수사력이 기대만큼 향상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의 경우 수사관의 봐주기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피의자 가족에 수사정보를 유출하거나, 증거물들을 확보하지 않는 등 수사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사건으로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분산시키는 흐름까지 바꾸진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정 사건이나 일부 사례를 근거로 경찰 전체의 수사역량을 부정하고 형사사법 개혁의 방향 자체를 되돌리려는 시도는 국민을 위한 접근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는 국민을 위한 제도 논의라기보다 검찰 조직의 마지막 권한을 지키기 위한 조직적 여론전으로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윤기 사건이 지역에서 경찰 유착 실태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향후 자치경찰제 확대로 인사권까지 독립되면 이 같은 문제는 더욱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경찰 간부는 “지역에서 순경으로 입직해 퇴직 시기인 경감까지 한 지역에만 근무하는 사례가 많다”며 “일부 지역에선 경감 이하 강제 순환근무 인사에 대한 반발이 많지만 수사의 공정성 측면에서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