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단독 상정하며 입법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를 경찰관인 아버지가 폐기·은닉한 정황이 검찰 보완수사로 드러나는 등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신중론이 커지고, 당내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고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 지휘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을 각각 상정한 뒤 법안심사1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들 법안이 1소위 심의·의결을 거쳐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남은 입법 절차는 본회의 부의 및 상정·표결뿐이다. 법사위는 서영교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각각 1석을 확보하고 있어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민주당은 원내지도부와 법제사법·행정안전위, 당 정책위로 구성된 형소법 개정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별도 개정안도 주중 발의해 이날 상정된 법안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관련 법안을 8·17 전당대회 전까지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해 법안 처리를 지연하려 해도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국회법상 최고령자가 안건조정위원장을 맡게 되는데, 이를 고려한 민주당이 22대 국회 최고령자인 5선 박지원 의원을 법사위에 배치해 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전체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단독 상정에 반발했다. 이들은 ‘국민무시 협박 원 구성,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방탄국회 일당독재 민주당을 규탄한다”, “독재정권 일방독주 국회장악 분노한다”를 외쳤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 부대표는 규탄사에서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이 보완수사권 없는 수사기관은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라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제2의, 제3의 장윤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정성호 법무부장관을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는 ‘경수완독’(경찰의 수사권 완전 독점)”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정 원내대표는 “무소불위의 검찰 수사권을 견제한다는 게 검찰개혁의 명분 아니었나. 이제는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