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통합은 유능함의 지표”라며 8·17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상반된 선택을 했던 관계다.
박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과거의 기억을 넘어 경험이 이끈 김민석’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번 낸 자서전에 늘 등장했던 사람, 김민석 전 총리”라며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낸 자서전 ‘길끝에서’에도 여전히 김민석 의원은 등장한다, 내가 판사직을 버리고 지지선언을 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와 함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 자서전에는 이전의 그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아무런 유감이 없다. 같이 일해보니 그는 성실하고 능력 있는 정치인이었다’로 기술돼 있다”며 “한순간의 선택 뒤에 남은 기억은 사실 세월과 경험이라는 지우개 앞에 무력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정치적 인연은 2002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노 전 대통령과 무소속 정몽준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김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정 후보로 단일화를 촉구, 정 후보가 만든 국민통합21에 합류하고자 민주당을 탈당했다. 일명 ‘후보 단일화 협의회(후단협) 사태’다. 이때 판사였던 박 의원은 김 전 총리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법원에 사직서를 내고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김 전 총리는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지만 문재인정부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법무부 장관을 맡은 박 의원은 현재 친명계와는 거리가 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김 전 총리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후단협 사태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자서전에 이미 정리하셨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한, 후보 단일화 위한 합리적 충정일 수 있고 결과도 그렇게 됐는데, 본인은 어렵게 됐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오판은 그동안 수백 번 사과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고 지금도 그렇다”며 “그런 과정을 거치며 노 전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도 “2008년 7월11일 노 전 대통령은 과거 일에 사과를 표한 김민석 최고위원에게 ‘이제 역사적으로 공식 화해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적었다. 그는 “2017년 벚꽃 대선(19대 대선) 김민석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 선대위 상황본부장이었고, 매일 치밀한 대응을 하는 그를 보면서 오늘날 국무총리로 대통령을 꼼꼼히 보좌해 국정을 챙긴 그의 모습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는 2020년 21대 국회에서 다시 만났다. 그는 매우 신중하지만 더 깊어졌고, 국가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박 의원은 “대한민국은 중요한 전환점에 서있고, 이재명정부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갈등을 증폭시키는 리더십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국정 성공은 누구나 말할 수 있으나 실제 호흡을 같이 해온 사람, 그래서 김민석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 관계자는 “노무현 정신이 노 전 대통령이 늘 강조하던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지향하지 그 가치가 특정인에게 있는 건 아니다”라며 “박 의원은 이를 지향하려면 현재 이재명정부가 성공해야 하고 그를 위한 바탕에 당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