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하림이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낙인과 악성 반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하림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말할 자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앞전에 쓴 글로 인해 또 DM 잔치가 벌어졌다. 자고 나면 기사화되는 건 패턴인가. 하지만 이로 인해 또 나만의 글쓰기 캠프가 시작되었다"고 적었다. 앞서 그는 배재고 앞 화환을 두고 "꽃으로 하는 고약한 짓들"이라고 쓴 글로 주목받은 바 있다.
하림은 어린 시절 자습 시간에 반장으로서 친구들에게 조용히 하자고 했다가 "네가 뭔데?"라는 말을 들었던 일화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 "반장이다! 왜!"라고 받아쳤다며 "상대는 내 말 할 자격 자체를 빼앗으려 했고, 나는 부끄럽게도 직책을 방패 삼아 서열 싸움으로 맞받았다"고 했다.
이어 "다행히도 어른이 된 지금은 그 한마디에 쉽게 욱하지 않는다. 내게 '가수'나 '연예인' 같은 이름들이 덧붙은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이름들은 방패가 아니라, 누구나 붙잡고 흔들 수 있는 멱살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림은 최근 자신이 올린 배재고 앞 화환 관련 글을 두고 여러 해석과 비난이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이틀간 수많은 기사로 퍼진 내 글 하나를 두고 기묘한 서커스가 벌어졌다. 누군가는 나에게 '일베'라 하고, 동시에 '좌파'라 손가락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나는 그들 사이에서 좌파였다가 동시에 일베가 되었다. 5.18 희생자인 외삼촌을 둔 나로서는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림은 "다들 왜 별 유명하지도 않은 가수를 자기편으로 생각하고 싶어 안달일까"라며 "자신들의 유치한 진영 싸움에 이름 값있는 스피커를 동원해 확신을 얻고 싶어서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같은 이름의 닭고기 회사보다 유명하지 않다. 이쪽 저쪽 너무 끌어당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하림은 일부 반응에 대해 "한편 밑도 끝도 없이 '노래나 하라'라며 걱정을 해주기도 한다. 감사하게도 나도 노래할 때가 제일 좋다. 그런데 '노래나'는 좀 거슬린다"고 했다.
하림은 "정리하자면 거리의 혐오를 걱정하고 스러져간 이들을 애도하는 마음에 어떤 명함이나 자격은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나 반장이야' 혹은 '내가 당사자야'라며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 이런 마음들은 '누구라서' 말하는 게 아니라, '누구라도' 말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끝으로 하림은 "저울질하는 사람들 틈에서 내가 가진 작은 추 하나를 어디에 얹느냐는 시민으로서의 자유이자 예술가로서의 의무"라며 "지킬 것을 지키겠다는 마음은 아무것도 잃을게 없다"고 덧붙였다.
<뉴시스>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