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촉발한 고용 변화에 대응해 정부가 내년에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개발한다. AI 노출도가 높은 주요 직무의 산업·연령별 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대시보드도 운영한다.
고용노동부는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은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음으로 마련됐다. 노동부는 “AI·디지털 전환(AX)과 탄소중립 전환(GX)에 대비한 산업전환 종합 청사진”이라며 “5년간 고정된 기본계획에서 벗어나, 매년 현장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수정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정된 계획이 아니라 일자리를 둘러싼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본계획은 AI 대체로 신규 채용이 줄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향후 미래 숙련 인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석탄발전·자동차·석유화학·철강·시멘트 등 고탄소 업종의 탄소중립 전환에 대비할 필요성도 높다. 준비 없는 전환으로 지역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노동부는 노사정 현장간담회 등을 거쳐 ‘7대 기본원칙’을 세웠다. 분야별 대책을 적기에 시행하고, 일자리를 새롭게 키워 가는 과정 등을 담보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기본원칙에 따라 7대 실천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내년 중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개발한다. 현재 AI 영향 분석은 해외 지수를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대입한 수준이어서 우리 노동시장 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동시에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도 운영한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생성형 AI 영향 직군 등 분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어떤 직무가 산업 영향에 따라 구인 등 양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재취업 등 훈련 지원을 강화한다. 중장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 사업장을 현행 1000인 이상에서 내년 500인 이상으로 확대한다. 비수도권 중심으로 훈련 인프라를 확충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에게 AI 직업훈련을 지원한다.
사회적기업 일자리도 확대한다. 2030년까지 9만명을 사회적기업 일자리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장기 논의 과제도 선정해 사회적 논의도 활성화한다. 일례로 전환기 소득 공백을 메우는 지원 방안에 대해 소득 공백 및 임금하락분을 사회적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노동부는 독일의 석탄발전 조기 퇴직 지원(해고 시 만 58세 이상~연금 수급 시점까지 소득 지원)이나, 덴마크의 전직 뒤 임금하락분 일부를 보험 방식으로 보전하는 방안 등을 거론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임금하락분 보전) 재원 등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수준이고, 현재 방식이나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정부는 노사정 대화로 전환의 해법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산업전환 고용안정 위원회’를 신설하고 업종별 분과위원회도 운영한다. 노동 분야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AI 산업전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회계약’ 논의도 착수할 예정이다. 8월 중 전문가 그룹 집중 논의를 통해 질문 중심의 녹서를 내고, 노사정 사회적 대화체 발족을 추진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기본계획은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분야별 대책을 추진하고, 연차별로 현장 변화를 살펴 노사와 함께 계획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