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생애에 걸쳐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과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후 첫 일자리 월평균 실질임금은 직전 임금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성평등가족부는 만19세 이상 54세 이하 대한민국 여성 8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여성의 경제활동 및 경력단절 실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는 3년마다 실시된다.
만 19∼54세 중 전 생애에 걸쳐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56.7%로 직전 조사(42.6%) 대비 14.1%포인트 늘었다. 다만, 이번 조사의 경우 결혼·임신·출산 외에 근로조건으로 인한 경력단절까지 포함해 이뤄졌고, 19~24세 연령대가 포함돼 지난 조사와 일대일 비교는 어렵다. 지난해 정부는 여성의 경제활동 실태 파악을 위해 실태조사 대상 여성 연령대를 확대했다.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조사와 같은 기준으로 25~54세 기준 결혼·임신·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 비율을 살펴보면 29.9%로 오히려 줄었다”며 “저출산의 요인이 크고 육아휴직 활용 등이 늘면서 전통적 경력단절 여성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 19세~54세 경력단절 경험 여성 중, 결혼·임신·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29.3%, 근로조건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53.4%를 차지했다. 근로조건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임금, 업무강도, 고용 계약기간 만료, 폐업·권고사직·정리해고 등으로 인한 요인을 뜻한다.
결혼·임신·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재취업까지 평균 7.5년(89.9개월)이 걸려 지난 조사(8.9년)에 비해 소폭 줄었다. 유정미 성평등부 경제활동촉진과장은 “2022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재취업에 시간이 걸렸다. 2019년 통계와 비교해보니 올해랑 비슷한 7.8년이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없었으면 재취업 기간은 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5~54세 여성의 경력단절 후 첫 일자리 월평균 실질임금은 198만8000원으로 경력단절 당시(248만5000원)의 80% 수준이었다. 지난 조사에서 경력단절 후 첫 일자리 월평균 실질임금은 224만원으로 경력단절 당시(263만5000원)의 85% 수준이었다. 3년 새 경력단절 후 첫 일자리 월평균 실질임금이 11.25% 줄어든 것이다.
경력단절 후 기간제 일자리로 가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임금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만19∼54세 여성의 결혼·임신·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당시 시간제 종사 비율은 7.2%지만 단절 후 첫 일자리에서 26.8%로 19.6%포인트 증가했다.
유 과장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에게는 육아 부담이 있어 시간제를 선호한다”며 “재취업 과정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시간제 일자리로 밀려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성평등부는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출산·육아 지원, 유연근무 확대와 육아휴직 업무분담지원금, 대체인력지원금도 늘리고 있다. 이경운 성평등부 경력이음과장은 “일자리 질은 특정 성별이 특정 직종에 집중된 경우도 있고 경력단절에 따라 근속연수가 줄다 보니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성이 양질의 일자리로 진입해 고용 유지가 되도록 고충상담이나 경력설계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여성 고용정책은 단순한 취업 지원을 넘어 생애 전반에 걸친 경력관리와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 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직업훈련과 선제적 경력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한 일터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