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관련 자신의 휴대전화 파손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4-2부(재판장 이현우)는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이행한 지인 차모씨에 대해서는 1심의 벌금 300만원 선고형이 유지됐다.
앞서 채해병 특검팀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원심 구형과 같은 벌금 500만원을, 차씨에 대해서는 1심의 벌금 300만원 선고형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 사건 휴대전화가 이 전 대표의 ‘자기 증거’가 아닌 ‘타인의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는 수사기관에서 ‘임성근 구명로비’를 인정하며 ‘제가 김건희와 연락한 것이 밝혀지면 저나 임성근, 윤석열 모두 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겠지요’라고 본인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가 2023년 8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일원인 한 변호사와 통화에서 ‘임성근이 사표 낸다 해서 절대 내지 말라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는 취지의 통화내용이 보도되고, 특검 수사대상에도 포함된 점 등을 볼 때 이 전 대표가 자신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이라는 특검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차씨는 이 전 대표와 같이 휴대전화에 있던 정보를 새 휴대전화로 옮기는 것에 동행했고, 휴대전화 처리에 대해 차씨와 의논하고 차씨 제안으로 이 사건 휴대전화를 밟아서 파손한 것으로 일련 행위가 순식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15일 서울 서초구 잠원 한강공원에서 차씨에게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휴대전화를 파손하라는 의미로 이를 땅바닥에 던졌고, 이에 차씨가 발로 짓밟은 뒤 한강공원 휴지통에 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김건희씨의 친분을 이용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에 관여했는지 살펴보던 중이었다.
이와 별도로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차 주포 이모씨에게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받게 힘써주겠다고 속여 금품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지난 4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2개월, 추징금 711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 영부인, 공수처장, 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재판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법치주의 최후 보루인 법원의 독립과 공정성, 법관 직무수행에 대한 일반 신뢰를 흔들었다”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