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 형제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기대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기 수원시에서 시 최초의 형제 현역 국장(4급·서기관)이 나왔다. 가족이 한 조직의 고위직을 나란히 맡는 걸 금기시해 오던 공직사회의 관행을 깨고, ‘업무 성과’와 ‘역량 평가’로 정면 돌파한 결과다. 인사 행정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줬다는 평가를 듣는다.
9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권혁도(55) 도시계획과장을 지방과학기술서기관으로 승진 임용하고 상수도사업소장으로 발령했다.
이번 인사로 권 소장은 올해 1월 먼저 서기관으로 승진한 형 권혁주(57) 도서관사업소장과 함께 나란히 시 고위직에 이름을 올렸다. 시 역사상 처음으로 부부·형제·자매 등 가족이 동시에 서기관으로 임용된 것이다.
형인 권 소장은 1991년 11월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어 35년간 시 주요 부서를 돌며 행적직으로 시민에 봉사해왔다. 현재 10여개 지역 도서관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동생인 권 소장은 형보다 8년 늦은 99년 12월 8급 특별(석사) 임용을 거쳐 공무원이 됐다. 이후 도시계획 분야 등에서 업무를 맡아왔다.
두 사람 모두 겸손하고 조심스러운 성품인 데다 일 처리 능력도 뛰어나 주변의 인정을 받았다.
이에 수원시는 선입견 대신 조직 기여도와 전문성을 인사의 기준으로 삼았다. 민선 8기 이재준 시장 재임 이후 ‘능력주의’ 인사 원칙을 고수한 결과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선 친인척이 같은 지자체 안에서 고위직으로 함께 일하는 게 인사권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불필요한 오해나 구설을 피해, 승진 서열에 있더라도 오히려 배제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게 관례였다.
시 관계자는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외부 요인이 승진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자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