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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北과 소통하는 몽골, 역내 신뢰구축에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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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서 양국 정상회담

“한반도 평화 정착 지지 뜻에 감사”
남북·북미대화 기여도 간접적 요청

韓·몽 CEPA 타결… 황금시대 선언
핵심광물 등 공급망 협력 강화 추진
李 “몽골 수도, 동탄 닮아 ‘몽탄’ 불려”

靑, 美 군용 선박 후속 협의 관련
“실무협의 통한 구체화 과정 필요”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로서 역내 신뢰를 축적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다시 나서도록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단계적 방식의 북한 비핵화 추진 구상을 재차 밝히며 “국제사회가 북한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나가고 역내 평화를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몽골, 한반도 평화에 더 큰 기여 부탁”

 

이 대통령은 이날 울란바타르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한·몽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가장 큰 성과는 우리 양국 정상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간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하고, 한·몽 관계 발전의 지향점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언제나 지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혀 주신 후렐수흐 대통령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몽골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확대회담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액자 그림은 몽골의 독립영웅인 담딘 수흐바타르.
울란바타르=남정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몽골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확대회담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액자 그림은 몽골의 독립영웅인 담딘 수흐바타르.
울란바타르=남정탁 기자

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공개된 몽골 국영통신사 몬차메와의 인터뷰에서도 몽골이 한국과 민주주의·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동반자인 동시에 북한과도 오랜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점을 짚으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더욱 큰 기여를 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몽골이 그간 축적해 온 외교적 신뢰를 활용해 북한이 다시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남북 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그리고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로서 역내 신뢰를 축적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몽골은 현재 남북한 모두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유지하며 서울과 평양에 각각 대사관을 운영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한 이른바 ‘뉴욕 채널’과 남북 직통 연락선이 모두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남북 모두에 대사관을 두고 미국과도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몽골이 대화 재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논의에서 시간을 많이 할애한 부분은 양자 간의 실질 협력들이고, 중간에 한반도 문제와 핵 문제가 다뤄졌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입장을 설명하는 정도”라고 했다.

 

◆“핵심광물·공급망 협력 강화에도 주력”

 

이 대통령은 풍부한 핵심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인 몽골과 무역 및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경제·통상·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과 핵심광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몽 CEPA는 양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철폐뿐만 아니라 공급망·유통·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포괄적 통상협정이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술적인 추가 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합의를 더 해 나가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CEPA에 대해선 우리가 좀 더 적극적이고 몽골은 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희토류 생산·수입 관련 논의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이 부분은 좀 비중을 둬서 다뤄졌다”며 “이미 양쪽 기업들이나 정부 부처 간에 이 문제에 대한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몽골이 갖고 있는 강점도 있지만 물류나 수송망의 면에서는 제한도 좀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날 회담을 계기로 ‘유통물류 협력 양해각서(MOU)’, ‘디지털 협력 MOU’ 등 총 21건에 달하는 협정 및 MOU도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회담 뒤 참석한 ‘한·몽 비즈니스 포럼’ 축사에서 “요즘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울란바타르가 한국의 동탄 신도시와 몽골의 합성어인 ‘몽탄’이라 불리는 걸 아느냐”고 소개했다. 울란바타르에서 한국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등 두 도시가 유사한 모습을 지닌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몽탄 같은 상생의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7일 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군용 선박 건조 관련 후속 협의를 가졌던 것과 관련해선 “양 정상 간에 나눈 얘기가 상세히, 체계적으로 이뤄진 대화는 아니다”며 “실무협의를 좀 더 하면서 구체화시키고, 빈공간과 알지 못하는 공간을 파악해서 채워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