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초복을 앞두고 벌써부터 삼계탕과 장어구이, 추어탕 등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식으로 달래는 문화는 한국만의 풍경이 아니다. 일본의 장어덮밥부터 중국의 양고기탕, 스페인의 가스파초까지 세계 각국에도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여름 보양식이 있다.
◆ 복날엔 ‘삼계탕’…한국의 보양식
우리나라는 복날(초복, 중복, 말복)엔 삼계탕을 먹으면서 여름철 잃어버린 기력을 보충하고 더위를 이겨내는 것이 대표적인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뜨거운 음식으로 차가워진 속을 데우고 땀을 나게 해 체온을 조절하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한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당초 조선시대에 우리 조상들은 주로 개장국을 보양식으로 먹었지만, 현대에 와서 대중적인 삼계탕이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삼계탕에는 양기를 돋우는 닭고기를 비롯해 인삼, 대추, 마늘 등이 들어가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과 영양소를 보충해준다.
◆ 일본의 ‘장어덮밥’…보양식의 황제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일본에도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라는 절기에 여름철 기력 보충을 위해 장어를 먹는 복날 문화가 있다. 이날이 오면 장어덮밥집에는 수많은 일본인들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보양식의 황제’로 불리는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A·B, 필수 아미노산 등 영양가가 풍부한 스테미나 음식으로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 근육 생성과 세포 재생 효과가 있다.
일본의 장어덮밥은 그릇의 종류와 먹는 방식에 따라 일반적인 ‘우나기동(우나동)’과 옷칠 도시락통에 담겨 장어 양이 더 많은 ‘우나쥬’, 밥과 장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즐기는 나고야식 장어덮밥 ‘히츠마부시’ 등이 있다.
◆ ‘이열치열’…중국의 보양식 ‘양고기탕’
중국에서는 매년 여름 초복 무렵에 쉬저우를 비롯한 양쯔강 및 화이허강 지역에서 양고기 요리를 먹으며 더위를 이겨내는 ‘푸양제(伏羊节)’라는 문화가 있다. 한여름에 뜨거운 양고기탕을 먹고 땀을 흘려 찬 기운과 습기를 제거한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으로 ‘이열치열’에 입각한 대표적인 문화다.
양고기는 엘카르틴 함량이 높고, 철분과 비타민 B12가 많아 체지방 연소를 돕고 기력 회복에 좋으며, 빈혈 예방에 탁월하고 피로회복과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양고기탕(羊肉汤)은 오랜 시간 양고기와 뼈를 푹 고아내 국물이 뽀얗고 깊다.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잡기 위해 마늘, 생강, 후추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함께 끓인다. 중국인들은 탕에 발효하지 않고 구운 빵을 뜯어 넣어 먹거나 면을 말아먹기도 한다.
◆ 찜닭을 닮은 요리…프랑스의 ‘코코뱅’
유럽의 미식 국가 프랑스에서도 ‘코코뱅(coq au vin)’이라는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즐겨 먹는 전통 닭 요리가 있다. 프랑스어로 ‘와인 속의 수탉’이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식 찜닭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재료는 닭과 와인이다. 레드 와인에 닭고기와 각종 허브, 마늘, 버섯, 베이컨 등을 함께 넣고 푹 고아 만든 스튜다.
이 요리는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레드 와인과 단백질 함량은 높지만 지방 함량은 낮은 수탉을 함께 요리해 단백질 보충에 좋고 항산화 성분으로 인해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차가운 보양식도 있다…스페인의 ‘가스파초’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는 대표적인 여름 건강식 ‘가스파초(gazpacho)’가 있다. 앞에 소개한 뜨거운 국물 요리 위주의 보양식들과는 달리 차가운 요리여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가스파초는 유럽 최대 토마토 생산국 스페인의 요리답게 토마토를 주 재료로 이용한 대표적인 전통요리다. 토마토와 오이, 파프리카 등 여러 채소를 갈아 만들었으며, 식빵과 함께 차갑게 먹는다.
시원하고 상큼한 맛으로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주면서 찬 성질을 가진 토마토가 몸의 열을 내려주고 수분 보충을 할 수 있어 무더운 스페인의 날씨에도 잘 맞는다. 특히 토마토의 라이코펜 성분이 몸의 피로와 활성산소를 없애 기력을 살려준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보양식의 형태는 달라도 단백질과 비타민, 수분,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해 체력 저하를 막으려는 목적은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덥고 습한 지역에서는 향신료와 뜨거운 국물 요리가, 건조한 지역에서는 채소와 과일을 활용한 시원한 음식이 발달한 것도 기후와 식문화의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음식은 달라도 무더위를 이겨내고 기력을 보충하려는 마음은 세계 어디서나 비슷하다. 올여름 초복에는 삼계탕 한 그릇과 함께 세계 각국의 이색 보양식에도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