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남·해외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정보총국의 기능 확대를 공식화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남부국경 요새화 등 군사적 조치를 이어온 만큼, 대남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전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1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회의에서 “정찰정보총국의 직능과 임무를 다각적으로 확대하여 총국의 군사정찰 및 정보첩보 능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데 필요한 과업과 방안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당의 모든 군사 분야 노선과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최고의사결정 기구로,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맡고 있다.
정찰정보총국은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정찰총국’을 확대 개편한 기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9월 박정천 당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담화를 통해 처음 명칭이 확인됐다. 2월 제9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는 리창호 상장(한국군 중장급)이 정찰정보총국장(해외특수작전부대 제1부사령관 겸임) 자격으로 해외작전부대 종대를 인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통신은 이 기관에 대해 “잠재적인 적수들의 위협을 관리하고 관건적인 정보를 수집하는데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정찰정보총국의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인민군대의 주요직제 지휘성원들을 해임 및 조동(파견)하고 새로 임명할데 대한 조직문제가 취급됐다”고 밝힌 것을 보면 정찰정보총국과 관련한 직제 개편과 인사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찰정보총국이 이날 확대회의에서 전면 부각되고, ‘잠재적인 적수들의 위협’을 언급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전날 확대회의에서는 “전투체계들의 기술하부구조를 갱신하고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며 군사기지들을 표준화, 전문화, 현대화하기 위한 계획을 전망성있게 밀고나갈데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토의됐다. 북한은 핵무력 강화를 헌법에 명시한 국가의 기본노선으로 삼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정찰정보총국 과업이 별도의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핵무력 확대·강화와 군사기지 현대화 계획 등 핵심 군사 현안과 함께 언급됐다는 것 자체가 눈여겨볼 대목이란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 적대국(한·미·일)에 더해, 향후 대북 적대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국가군까지 감시 대상으로 포괄하려는 의도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정보기관 임무 규정에서 ‘대남’이라는 범주가 사라지고 ‘잠재적 적수들’이라는 국가 대 국가의 보편적 대외정보 프레임으로 전환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내포돼있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무력 확대와 정찰정보총국 기능 확대를 결부하여, 적은 비용으로 한·미·일의 첨단 전력을 감시·위협할 수 있는 비대칭 능력을 고도화하려는 목적”이라며 ”남한 내 주요 시설에 대한 사이버 해킹, 무인기 정찰, 정보 수집 등 비군사적·회색지대 도발을 더욱 정교하게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