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가짜 온라인 신분을 만들어 미국 노인들에게 접근한 뒤 120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가나 출신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가 미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SNS와 데이트 앱을 통해 피해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뒤 돈을 요구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에 AI가 악용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아부 트리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둔 프레데릭 쿠미는 전날 미국으로 이송돼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쿠미는 미국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맨스 스캠을 통해 800만 달러(약 120억원) 넘게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로맨스 스캠은 온라인에서 연인 관계를 가장해 친밀감을 형성한 뒤 금전이나 투자금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다.
현지 검찰은 그가 AI 도구를 이용해 가짜 온라인 신분을 만든 뒤 SNS와 데이팅 사이트에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이용해 금품을 가로챘다고 보고 있다.
쿠미는 오랫동안 10만 명이 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에게 고급 자동차와 명품들을 자랑하면서 호화 생활을 과시해왔다.
그는 피해자들과 충분히 친해졌다고 판단되면 의료비나 여행 경비, 투자 기회 등을 명목으로 돈과 귀중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미는 지난해 가나와 미국의 공조 수사 끝에 체포됐다.
미국 정부는 노인학대 예방 및 기소법 등에 따라 쿠미를 기소했으며 가나 정부에 범죄인인도를 요청했다. 송금 사기와 자금세탁 공모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는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BBC는 전망했다.
쿠미의 변호인은 가나 정부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에 그를 인도했고 이 과정에 변호인의 조력도 받지 못했다며 위헌을 주장했지만, 가나 정부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인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서아프리카 등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미국 노인들을 노리는 범죄조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미국인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과 허위 상속 사기를 벌인 혐의로 지난해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된 다른 가나인 ‘다다 조 리믹스’는 지난주 440만 달러 규모의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사진과 영상, 프로필까지 실제 인물처럼 조작할 수 있게 되면서 로맨스 스캠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사진과 영상, 프로필까지 실제 인물처럼 조작할 수 있게 되면서 로맨스 스캠이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이 투자나 긴급 자금 지원을 요구할 경우 신원을 철저히 확인하고 금전 거래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