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길어지면서 외식 대신 집에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소스와 육수 제품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음식 맛을 보태는 보조 재료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국물·무침·절임·반찬의 기본 맛을 빠르게 잡아주는 조리 베이스로 쓰임이 넓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한 제품을 여러 메뉴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의 ‘2024년 식품 등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소스류 국내 판매액은 3조388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2조1306억원과 비교하면 약 59% 늘어난 규모다.
식품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간편성과 활용도를 앞세운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국수나 찌개에 쓰는 육수부터 무침 양념, 피클 소스, 김치 양념까지 제품군도 세분화되는 추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은 한 제품으로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시리즈를 선보였다. 제품은 희석형 육수 3종과 비빔장 1종으로 구성됐다.
‘만능 멸치육수’는 남해안 대멸치와 완도산 다시마를 우려낸 제품이다. 잔치국수, 김치찌개, 나물무침 등 한식 요리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만능 바지락육수’는 바지락살을 우려내 시원한 맛을 살린 제품으로, 바지락칼국수뿐 아니라 봉골레 파스타와 찌개류에도 활용할 수 있다.
‘만능 양지육수’는 소고기를 우려낸 고기 베이스 육수다. 떡국, 만둣국, 쌀국수, 샤브샤브처럼 담백한 국물 맛이 필요한 메뉴에 맞췄다. ‘만능 비빔장’은 비빔면, 골뱅이소면, 회무침, 비빔만두 등 무침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대상 청정원은 다용도 식초 제품인 ‘화이트식초’와 피클 전용 제품인 ‘피클링소스’를 내놓으며 식초 제품군을 넓혔다.
‘화이트식초’는 두 번 발효해 깔끔한 산미를 낸 제품이다. 산도는 일반 양조식초와 비슷한 6% 수준으로 설계했다. 드레싱이나 절임 요리는 물론 육류·해산물 잡내 제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피클링소스’는 별도의 가열이나 계량 없이 채소에 바로 부어 피클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발효식초의 산미에 겨자, 코리앤더, 딜 등 향신료를 더해 피클 특유의 풍미를 살렸다. 집에서 피클을 만들 때 번거로운 배합 과정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샘표는 ‘새미네부엌’ 라인업을 통해 김치와 반찬 조리 과정을 줄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새미네부엌 김치양념’은 채소 절이기, 양념 다지기, 배합 과정의 부담을 낮춘 제품이다.
양파, 마늘, 액젓 등 김치에 필요한 양념이 한 팩에 들어 있어 별도 양념 배합 없이 겉절이, 깍두기, 오이소박이 등을 만들 수 있다. 김치뿐 아니라 무침 요리 양념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샘표는 이와 함께 멸치볶음, 장조림 등 밑반찬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반찬소스 제품군도 운영하고 있다. 재료 손질 뒤 붓고 볶는 방식으로 조리 부담을 줄인 제품들이다.
업계에서는 소스와 육수 제품이 단순히 맛을 더하는 재료를 넘어, 조리 시간을 줄이고 실패 확률을 낮추는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식비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밥 수요가 유지되는 한, 한 가지 제품으로 여러 메뉴를 만들 수 있는 범용 소스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