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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배워오던 ‘K유통’, 이젠 PB 역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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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계와 일본 시장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일본의 편의점과 균일가 매장 운영 방식을 참고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면, 최근에는 국내에서 개발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일본에 수출하고 현지 인기 브랜드와 지식재산권(IP)을 국내로 들여오는 양방향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GS25 제공
GS25 제공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들은 일본 대형 할인점 돈키호테를 주요 PB 수출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라면과 스낵, 음료 등을 일본 현지 매장에 별도 진열하며 K편의점 상품의 인지도를 넓히는 방식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2024년 자체브랜드 ‘헤이루(HEYROO)’ 치즈맛 컵라면을 돈키호테에 직접 수출했다. 국내 편의점 PB 상품이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돈키호테에 공급된 첫 사례다.

 

해당 상품은 같은 해 5월부터 일본 전역 돈키호테 400여개 점포에서 판매됐다. 첫 수출 물량 3만개가 소진되자 양사는 협력을 확대해 일부 점포에 CU PB 상품 전용 매대를 설치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도 돈키호테를 통한 수출 품목과 물량을 늘리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돈키호테에 ‘오징어게임 랜덤달고나’ 등 10여종의 상품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 1월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오모리김치즈볶음면’을 선보였다.

 

지난달 말부터는 일본 전역 돈키호테 약 250개 점포에서 PB ‘유어스’ 상품 18종을 판매하고 있다. 라면 5종과 스낵 6종, 파우치 음료 7종으로 공급 물량은 약 25만개다.

 

상품은 매장 입구 등 주요 동선에 마련된 GS25 전용 매대에서 판매된다. 이번 공급분을 포함하면 GS25가 돈키호테에 수출한 상품은 누적 50만개를 넘어선다.

 

국내 유통사가 일본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현지 소비자의 K푸드 수요와 까다로운 상품 기준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일본에서 판매 성과를 거둔 상품은 해외 다른 시장으로 판로를 넓힐 때도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활용할 수 있다.

 

일본 상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도 단순 수입에서 벗어나고 있다. 유통사가 현지 인기 상품을 직접 발굴하거나 독점 판매하고, 캐릭터와 예술 IP를 매장 콘텐츠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오하요 저지우유푸딩’을 직접 들여와 판매한 데 이어 최근에는 토라쿠의 ‘로얄커스타드푸딩’을 단독 직소싱했다. 일본 현지에서 인지도를 쌓은 디저트를 빠르게 국내에 소개해 편의점 디저트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IP를 체험형 매장의 핵심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0일 강남점에 예술과 식품을 결합한 생활문화 매장 ‘어나더 팜’을 열었다. 예술 작품과 굿즈, 식품을 한 공간에서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꾸민 매장이다.

 

개장과 함께 선보이는 첫 번째 ‘드롭존’에서는 프랑스 작가 장 줄리앙과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이 협업한 상품을 판매한다. 장 줄리앙의 그림이 담긴 반소매 티셔츠와 모자, 엽서, 스티커 등을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다.

 

일본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커피잔과 아톰·짱구·원피스 등 인기 IP 굿즈도 함께 판매한다.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매달 주제를 바꾸며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방문 수요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한·일 유통기업 간 협력이 상품 수입과 수출을 넘어 전용 매대 운영, 독점 소싱, 공동 상품 개발과 콘텐츠 마케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본에서 인기 있는 상품과 매장 운영 방식을 국내에 들여오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한국 편의점 PB와 K푸드가 일본 현지 매장에 별도 공간을 차지할 정도로 입지가 커졌다”며 “양국 소비자가 상대국 브랜드와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상품 소싱과 IP 협업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