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마침내 마지막 네 팀만을 남겼다. 우승 트로피까지 남은 길은 단 두 경기. 축구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할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마지막 승부가 시작된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잉글랜드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라민 야말(FC바르셀로나)이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한 시대를 지배한 전설과 그 왕좌를 이어받으려는 차세대 스타들이 월드컵 정상 길목에서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먼저 4강행을 확정한 팀은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의 연속 골에 힘입어 모로코를 2-0으로 제압했다.
다음날 ‘무적함대’ 스페인이 미켈 메리노의 두 경기 연속 결승골에 힘입어 벨기에를 2-1로 꺾어 프랑스와의 4강 대진표를 그려냈다.
이어 12일에는 잉글랜드가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노르웨이를 2-1로 꺾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벨링엄은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에 이어 연장 결승골까지 책임지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1966년 자국 대회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이번 대회 7골을 기록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앞세워 사상 첫 월드컵 준결승 진출에 도전했던 노르웨이는 잉글랜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마지막 한 장의 4강 티켓은 아르헨티나가 가져갔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같은 날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스위스를 3-1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르며 사상 두 번째 월드컵 2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0분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리버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동점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연장 후반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의 연속골로 승부를 갈랐다. 브릴 엠볼로(스타드 렌)가 ‘할리우드 액션’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인 스위스는 72년 만의 월드컵 4강 도전을 마감했다.
이로써 준결승 대진은 프랑스-스페인, 잉글랜드-아르헨티나로 완성됐다. 메시와 벨링엄, 음바페와 야말이 맞붙는 4강 무대는 새로운 월드컵 주인공을 가릴 최대 승부처가 됐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메시다. 올해 39세인 메시에게 이번 대회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준우승, 2018년 러시아 대회 16강 탈락 등 숱한 아픔을 겪었던 메시는 2022 카타르 대회에서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 아르헨티나가 정상에 오르면 1958년과 1962년 브라질 이후 64년 만에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메시는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과 함께 아르헨티나의 통산 네 번째 정상 등극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는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 ‘위대한 시대의 마지막 장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메시의 우승 도전을 가로막는 상대는 이번 대회 잉글랜드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벨링엄이다. 벨링엄은 노르웨이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이번 대회 6골째를 기록,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득점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공격과 중원을 오가는 폭넓은 영향력으로 잉글랜드를 2018 러시아 대회 이후 두 번째 월드컵 4강 무대로 이끌었다.
반대편 4강전도 불꽃 튀는 명승부가 기대된다. 2018 러시아 대회 우승과 2022 카타르 대회 준우승을 경험한 음바페는 세 대회 연속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이어가며 8골을 기록, 메시와 함께 득점왕 경쟁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공격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은 음바페는 프랑스의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음바페의 맞상대는 세계 축구가 주목하는 18세 신성 야말이다. 1998년생 음바페가 이미 두 차례 월드컵 결승 무대를 경험한 ‘완성형 스타’라면, 2007년생 야말은 자신의 첫 월드컵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려는 도전자다. 이번 대회를 통해 차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른 야말은 스페인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며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메시와 호날두가 이끌었던 시대 이후 새로운 축구 아이콘 후보로 꼽히는 그는 음바페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생애 첫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