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지원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매매 자금의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보다는 전월세 자금 지원을 통해 주거 환경을 안정시키는 방향에 무게가 쏠린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5일 열리는 부동산 공개 토론회와 23일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에서 여론을 수렴한 뒤 청년 주거안정 금융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여기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할 부동산 대책에 청년층 주거안정 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 주거안정은 청와대가 비중 있게 다루는 현안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전월세 부담으로 집을 사야겠다는 절박함이 있는데 6억원 한도 때문에 못 산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 청년의 한도 문제는 고민해 봐야겠다”고 밝혔다.
현재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는 완화된 담보인정비율(LTV) 70%를 적용받지만, 규제상 대출 한도는 최대 6억원으로 묶여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자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축소하는 등 청년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생애최초 관련 규제 완화나 신생아 특례대출, 디딤돌대출 등 정책상품의 대상 주택 기준 현실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대출 한도 확대가 주택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당국이 매매보다 전월세 지원에 우선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한 대출 규제 기조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전월세난은 다주택자·임대사업자 대출 제한과 지난 5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전세 매물 감소가 맞물리며 심화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주택종합 전월세 통합지수는 102.40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검토 가능한 전월세 지원책으로는 저리 대출이나 보증 확대 등이 꼽힌다. 하지만 전월세 대출 확대가 전셋값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당국의 딜레마다.
정기성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청년 주거지원이 전세자금 대출 등 부채 기반 정책에 편중돼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라며 “유럽처럼 상환 부담이 없는 주거비 보조 방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