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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반도체 고점론’ 일축…“반도체 수요 증가보다 공급확대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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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글로벌 IB "적어도 내년까지 호조 이어질 것"

한국은행이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고점론’을 일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고성능 제품 공급은 기술적 한계로 이를 따라가지 못해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이 10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나스닥 '오프닝 벨' 행사에서 타종하며 나스닥 ARD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이 10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나스닥 '오프닝 벨' 행사에서 타종하며 나스닥 ARD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13일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 따르면 한은은 “AI 인프라 투자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비해 공급 확대 속도는 더디다”며 현재 반도체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번 반도체 호황이 과거 사이클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일반적인 수요 증가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AI 확산이라는 산업 구조 변화가 기업들의 경쟁적인 투자로 이어지면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제약이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성능 반도체는 기술적 난도가 높아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문형 제품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과거보다 공급 확대 속도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수급 구조를 고려하면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상당 기간 확장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현재 반도체 경기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호조에 힘입어 과거 확장기를 훨씬 뛰어넘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은 2023년 3월 이후 4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다섯 차례 반도체 경기 확장기의 평균 지속 기간인 29개월을 이미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해외 투자은행(IB) 의견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경기 확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거듭 시사했다.

 

한은은 “AI 기술 확산 속도와 수익성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존재한다”면서도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글로벌 IB들은 대체로 반도체 호황이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호황은 국내 경제 성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2.0%에서 5월 2.6%로 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 성장률 전망 상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적과 수출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171.4%, 5월에는 167.7%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6월에는 증가세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실적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인 엔비디아와 애플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도 뛰어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