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 당대표 결선투표 방식을 놓고 겪는 진통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1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 방식을 어떻게 할지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오후 6시 10분이 넘어서 시작한 최고위는 채 6시 30분이 안 돼 정회했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규 개정안을 가져오며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고 한 직무대행이 정회를 선언해버린 것이다. 전당대회 규칙이 당내 계파 갈등 대리전으로 치닫는 양상 속 정청래 전 대표는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당대표 출마선언을 한다.
①다시 결론 미뤄진 민주당 ‘전당대회 룰’
민주당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받는 16∼17일 전으로 전당대회 룰을 정해야 해 늦어도 15일까지 민주당은 최고위 입장을 정리하고 당무위원회 의결까지 마쳐야 한다. 당 절차상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최고위·당무위 순으로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최고위는 전준위가 의결한 선호투표제를 최고위원 간 이견으로 인해 합의도 못하고, 표결에 부치지도 못하고 있다.
전날 최고위에 참석한 뒤 박지원 최고위원은 13일 페이스북에 “결선투표제도 방식 중 결선투표(별도 2차 투표)와 선호투표(한 번의 순위투표로 결선 효과를 내는 투표) 방식이 있다는 해석은 가능하다”면서도 “현재 당규 문언과 체계상 선호투표가 아닌 결선투표 방식만 예정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전날도 결선투표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최고위원은 “이대로 선호투표 방식을 채택하려면,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법 기술적인 확장해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직무대행을 제외하고 친청계 4명과 친명(친이재명)계 2명으로 나뉘어 각각 결선투표와 선호투표를 주장한다. 결선투표를 주장하는 문정복·이성윤·박지원·박규환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 정회 중 “다른 선택을 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면서 “링 코너에 몰아놓고 집중적으로 맞는 느낌”이라고 빗댔다. 문 최고위원은 “후보자 등록을 3일 앞두고 당헌·당규를 급히 개정하면서까지 선호투표제를 이번 전당대회에 적용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당규 개정을 꺼낸 한 직무대행은 친명계 최고위원이 수적으로 열세인 만큼 표결은 가급적 지양하려는 모습이다.
②보완수사권 폐지, 위헌 소지까지 제기돼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이 전날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보완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헌법은 수사의 핵심 권한이라 할 수 있는 체포영장, 구속영장, 압수·수색영장의 신청권을 검사의 독점적 배타적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수사 주체로서 검사가 가진 수사권의 완전 박탈은 헌법의 체계 정당성의 원리에 반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면 헌법을 개정해 영장 신청권을 제헌헌법처럼 검사 대신 수사기관으로 바꾸거나 법률에 위임해야 한다”며 “수사와 기소를 원칙적으로 분리하는 일본도 헌법에는 검사의 수사권 관련 규정이 없다”고 적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비판 내지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소영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에 우려를 표한다’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쓰고 ““서류중심주의’로 회귀하는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 “졸속기소로 범죄자를 방면할 우려, 아무런 답을 제시하지 않는 법안”이라고 비판하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분들 논거는 검찰을 믿을 수 없고, 작은 권한이라도 주면 그 권한을 활용해 피의자 인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걱정”이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남희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기를 든 것은 아니나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세심하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가 없는 형사사법제도로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김 의원은 여성단체와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공유하며 “2021년 수사권 조정 후 검·경 수사 공조가 되지 않아 사건 처리 지연이 심각하고 피해자가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며 “1심 판결에만 3∼4년이 걸려서 성범죄 피해자들이 일상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며 장기간 고통 받고, 보완수사가 전면 폐지되면 상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신중론자’인 홍기원 의원은 법안 성안을 마치고 이날 주변 의원들 의견을 모아 14일쯤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홍 의원은 “보완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며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시키는 방향으로 별도 법안을 준비했다.
③정청래, 오늘 당대표 출마선언
연임 수순으로 당대표직을 사퇴했으나 공식출마는 미뤄오던 정 전 대표가 이날 출마선언을 한다. 정 전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KDLC) 정견발표에서 “당대표·최고위원 출마 선언하는 분께서 저를 다 공격하고 비판하시는데 많이 아프다”며 “살살 좀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최근 ‘1대 다로 맞으면 아프다’ ‘때리면 맞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빈발하고 있다. 그는 전날 “정권 재창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김대중 지지자, 노무현 지지자, 문재인 지지자,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 뿌리 정신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날도 민주당이 배출한 네 대통령 지지자를 통합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대표 출마선언에 앞서 최민희 의원도 최고위원 도전 의사를 밝힌다.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온 최 의원은 딴지일보에 글을 올려 “민주당을 지키고 개혁 추진의 견인차가 되기 위해 최고위원에 출마한다”고 적었다. 최 의원은 “시대가 민주당에 요구하는 것은 확실한 검찰개혁, 중단 없는 언론개혁, 성역을 없애는 사법개혁, 불가역적 경제개혁 등 민생개혁”이라며 “‘이해찬정신’으로 민주당을 지키겠다. 이해찬 (전) 대표는 4명의 민주당 대통령을 만들었고 총선에서 180석 대승을 이루고도 공치사하는 법이 없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