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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이 누구길래…죽음에 트럼프 외교·선거전략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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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혀온 미국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미 정가에 거대한 후폭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 강경 외교정책을 의회 내에서 지원하는 매파의 중심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개정도 적극 지지했던 인물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뒤깁기’ 전략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2015년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2015년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하루 전 사망한 그레이엄 의원의 사망 원인은 동맥 내벽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스며드는 대동맥 박리로 발표됐다. 워싱턴 검시관실은 대동맥 박리의 원인을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으로 보고 있다.

 

사망 소식이 나온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미 정치권에는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트럼프 2기 집권기에 그레이엄 의원이 가지는 의회 내외 영향력이 워낙 커서다. 이후 미 의회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 정책 흐름에도 큰 후폭풍이 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단 그레이엄 의원이 사망하더라도 현재 53석인 공화당 연방 상원 의석수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 연방 상원의원이 사망할 경우 주지사가 임시 후임자를 지명하는데 마침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이라 공화당 성향 인사를 11월 중간선거까지 공백을 메울 후임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왼쪽)이 2020년 대선 유세 기간 중 자신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왼쪽)이 2020년 대선 유세 기간 중 자신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의회 구도가 동일하더라도 그레이엄 의원 주도로 공화당이 추진해온 강경정책은 상당부분 추진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대러시아 강경정책이 과거처럼 강력한 의회 지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백악관은 상원에 이란 전쟁을 위해 추가 국방 예산안을 요청한 상태인데 위원장이자 예산안의 강력한 지지자인 그레이엄 의원의 죽음으로 통과에 상당한 난항을 격을 전망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최근 러시아산 석유 및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해 강력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데에 중심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에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는 그레이엄 의원 별세로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우군을 잃었다”고 평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중간선거 구도를 뒤집기 위해 추진해온 유권자 신분 확인 강화 법안 ‘세이브 아메리카 액트(SAVE America Act)’의 의회 내 지지세력의 핵심이기도 해 트럼프 행정부 중간선거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미 연방 상원의 고령화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연방상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63.9세로 하원의 57.9세보다 5살이나 많다. 1980년대까지는 평균연령이 50대였으나 2000년대 들어 60세를 넘어선 뒤 지속해서 상승 중이다. 상원 임시의장을 맡고 있는 92세의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의원을 비롯해 80대 의원도 상당히 많다. 이들보다도 10세 이상 나이가 적은 70대 초반 그레이엄 의원의 죽음으로 고령 의원들이 업무 수행에 충분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는 분위기다.